여든두 번째 시
하나를 더하면
하나를 더하면
하나를 빼야 한다
그래야 한다
두 손 가득 쥐는 순간
조용했던 판이 흔들린다
작은 욕심이
큰 바람을 일으켜
모든 것을 뿌옇게 만든다
이제
하나만 잃는 법은 없다
때로는 모든 것을 앗아간다
그래서 언제 끝나는가
결국,
놓아야 끝이 난다
오래 붙잡고 있던,
차마 놓지 못한 그 하나를
가만히 손에서 떼어낼 때
허무하게도
모든 것은 제자리로 돌아온다
그리고
그 이유를 온몸으로 깨달은 자만이
걸어서 이 판을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