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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닿는다는 건

열세 번째 시

by 깊고넓은샘





와 닿는다는 건

컴퍼스에 연필을 꽂아

선을 쫙 긋는 거지


그 선이 내 마음의 점 위를

한 번에 솩 통과해야 해


더 가서도 안되고

덜 가도 안 되는

딱 그만큼

얼마나 힘든 건지 알겠지


더 가버리면 내 마음이 찔려

상처가 날지도 몰라

아물지 못하는, 그래서 슬픈


덜 가면, 이르지 못하면

아무런 영향이 없어, 느낌도 없어

그래서 더 슬픈


너의 말이 나에게 닿기를 원해

내 가슴에 이르기를

내 마음을 톡 건드리고 가기를


그걸 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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