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cm의 미학
패션디자이너로 회사에서 근무했을 당시였다.
디자인했던 옷의 샘플이 사무실에 도착할 때는 마음이 설레어온다. 더불어 불안함도 엄습해 온다. 본래 디자인했던 치수와 샘플 치수가 다른 경우가 과반사이기 때문이다.
1인치. 2.53센티미터.
3/4''(인치) 이상이 차이 나면 소통 후 2차 샘플을 받아야 한다. 고작 1.905cm 차이로 인해. 하지만 이 차이가 없는 미학이 있다.
나사 하나가 빠진 우주선은 발사 후 곧 폭발하고 만다. 다르게 보면 나사 하나는 필연적으로 중요한 존재이다.
이 번 샘플 작업을 하면서 로고, 컬러, 치수를 버무려 미학을 뽑아보는 것에 전념했다. 모니터상으로 보는 방법도 있지만 가시화가 단연 최고이다.
첫 산물이기에 본로고를 사용하는 경우가 과반사이지만 세컨드로고를 사용함으로써 사운드산의 브랜딩을 전달하고 싶었다.
로고가 옥빛처럼 은은하게 있길 바라서 화이트컬러를 선택했다. 하지만 의외성이 주는 영감이 있기에 블랙컬러도 확인하고자 했다.
0.5cm. 이 0.5cm 차이가 주는 힘이 보여서 로고 길이를 3.5cm로 결정했다.
디자인할 때는 고요 속으로 들어가고 어느 순간 시간은 흘러있다. 좋아하는 것을 업으로 한다는 건 소중한 일이라고 새삼 많이 느낀다.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하게 빛났으면 한다. 독자도 좋아하는 것을 업으로 삼고 계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