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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령 Aug 26. 2024

이령의 꼴통성장실화-꽁트 7탄
-위약효과

 내 비염의 근원은 들국화다. 국민학생때 콧구멍에 자주 들국화를 꽂고 다녔다. 손이 자유로우려면 아에 콧구멍 속에 넣고 킁킁거릴 수밖에.


 콧구멍에 들국화를 넣고 입으로는 논둑에 핀 풀이파리를 질겅이는걸 즐겼다. 어느날 씹던 풀이파리에서 평소와 다른 쌉사리한 맛이 났다.


 "핵교 댕기오나" 아래마실 동욱이 아버지다.

순간 얼었다. 동욱이 아버지가 어깨에 둘러맨 농약살포기를 본 순간 직감했다. 내가 농약 묻은 이파리를 질겅거리는 중이라는 걸~~~그리고 곧 나는 죽는다는 말인가!@@@


 그때부터 속이 매슥이고 어지럽고 하늘이 노랗고 억울했다.


'시집도 몬 가고 죽는구나!'

'죽어도 집에 가서 죽어야지'

이대로 비명횡사는 말 안돼지' 반쯤 죽은 채 집까지 거의 우사인볼트의 자세로 날아간 다음 엄마 아빠 동생에게 유언을 남겼다.


 들국화를 양지바를 돌탑옆 내 무덤가에 심어달라, 앞집 미애에게 빌린 고무줄은 대신 돌려주라, 논둑에 핀 이파리는 질겅이지 마라, 경고 문구도 없이 지논에 농약 친 동욱이 아버지에 대한 복수를 하라,.....기타등등.


 뼈아픈 당부와 함께 그리고 난 장엄하게 눈을 감았다. 딱 두어시간 죽은 것이다. 


"일나가 밥무라! 꼴통 " 엄마의 호통에 다시 환생한 순간 알았다.


 지레 겁먹고 생을 포기하지 말자~~그날 난 쪽팔려 진짜 죽을 뻔 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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