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남산이 보인다. 멀리 보이는 남산에 울긋불긋한 색이 든 걸 보고단풍이 물들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번주가 단풍 절정일 것 같아 서둘러 갔는데 아직 물드지 않은 나무들이 제법 많았다.
회사가 남산 근처에 있어 거의 매년 봄, 가을꽃피고 단풍지는 때에 구경 간다. 택시 타고 올라가서 걸어 내려오면 점심시간에 다녀올만하다. 올해는 벚꽃 구경을 가지 못했다. 그러고 보니 거의 1년 만이다. 기록을 보니 작년 10월에 남산 산책을 했다. 엊그제 다녀온 줄 알았는데. 매번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간 것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쏜살"이란 단어로는 빠르게 흐르는 시간을 표현하기가 부족할 지경이다.
남산은 돈가스 집이 즐비하다. 왕돈가스로 유명하다. 어느 집에 들어가도 맛이 비슷비슷한데 산채집 돈가스가 내 입에는 제일 맛있다. 산채집은 비빔밥과 부추전으로 더 유명한데 1년 만에 갔더니 원래 있던 자리는 주차장이 되었고 옆 건물로 옮겨 영업하고 있었다. 회사 후배는 돈가스, 나는 비빔밥을 든든히 먹은 후 본격적인 산책에 나섰다. 후배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나무와 하늘을 보고 천천히 걷는 시간이 정말 소중하게 다가왔다. 잠시 일에서 벗어나 자연과 함께 하니 마음이 절로 평화로워졌다.
남산 산책 덕분에 오늘 만 보를 걸었다. 걸으면 포인트를 주는 모든 앱에 들러 수금했다. 총 290원 개이득. 걷고 돈 벌고 마음의 평화까지 심신이 건강해지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