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상봉
Ep. 25. 부녀퇴원
남편은 위를 절제하는 수술을 하고 혼자 서울 병동에 입원해 있고,
큰 딸은 언제 또 열이 다시 오르진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소아병동에 입원해 있고,
막내딸은 영문도 모르고 집에 혼자 남아 아빠, 언니, 엄마 언제 와요 하며 울먹거리고
그렇게 우리 가족의 입원일지는 계속된다.
2022. 10. 26(수)
남편이 수술한 지 6일째 되는 날이다.
소화기능만 어느 정도 정상으로 돌아오면 바로 퇴원을 하라 하신다.
아침이면 나오는 뉴케어를 꿀꺽거리며 맛있는 우유를 발견했다고 좋아했다.
남편은 미음부터 간단한 식사도 먹을 수 있게 되었고,
스스로 산책도 조절해 가며 점점 더 체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그래도 아직은 참 말을 잘 듣는 남편이다.
멀리서나마 속 썩이지 않으려고 혼자 이것저것 잘 해내고 착실하게 보고를 했다.
주사를 꽂아도 울지 않던 씩씩한 큰 딸도 입원이 2일 차가 넘어가니 힘들어하기 시작했다.
주렁주렁 몸에 연결해서 매달고 있는 로봇들도 불편하고, 집에 있는 동생도 보고 싶다.
열이 다시 오르면 바로 병원을 다시 찾기로 하고 그렇게 큰 딸이 먼저 퇴원을 하기로 했다.
퇴원 전 서로 호흡기를 꽂고 영상통화하던 부녀의 모습이 잊히질 않는다.
병원복을 입고 서로 예쁘다며 칭찬해 주는 귀여운 부녀지간.
Ep 26. 이산가족상봉
남편 또한 병원에서 서서히 퇴원 얘기를 하시기 시작했고,
가능하면 빨리 퇴원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마지막 피검사 결과만 괜찮으면 다음 날 퇴원을 하기로 했다.
집에 두고 온 토끼 같은 딸들이 그립기도 하고
혼자 고군분투하는 와이프에게 미안한 마음이었지 않을까.
그렇게 남편 또한 다음 날 퇴원 하기로 결정되었다.
병원에 가던 날, 집에 언제 돌아오게 될지 몰라 약속도 못하고 나섰던 일주일 전
차마 아이들 눈을 보고 직접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떠난 아빠는
이제야 당당하게 아이들에게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아빠 내일 드디어 집에 가!! 내일 만나 딸들~”
2022. 10.27(목)
수술 일주일차, 남편이 퇴원을 했다.
저 멀리 게이트에서 혼자 입원가방을 끌고 힘겹게 걸어오는 남편을 마중하며
또 철딱서니 없게 엉엉 울었다.
“고생 많았어.”
부부가 서로에게 하는 말이다.
그래 나도 참 고생 많았지..
조직검사 결과는 아직 듣지 못하고 퇴원을 하게 되었다.
암이 아니길 바라는 마지막 천운을 바라기엔 그동안 너무 많은 운이 다했다고 생각되었다.
이제 주어진 상황에 충실하고 노력하기로 서로 약속했다.
남편을 데리고 집에 돌아오니 아이들 하원시간이다.
아주 오랜만에 엄마와 아빠가 함께 가는 하원길.
아이들은 아빠 얼굴을 보고 저 멀리서부터 반갑게 뛰쳐나온다.
하지만 안아주기엔 아직은 허약한 아빠.
아빠 배에 아직 돌을 꺼낸 지 얼마 안 돼서 안아줄 수 없다고 양해를 구하니
걱정하며 고사리 같은 손으로 아빠 배를 싸싸 보듬아 주는 예쁜 딸들
그렇게 우리 가족의 상봉이 깊어간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