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욤 뮈소의 소설은 주로 아름다운 사랑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십 대부터 그의 소설을 자주 읽었는데, 항상 가슴이 미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인생에서 사랑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생각은 그때부터 갖게 되었죠.
7년 전 지금의 아내를 만나고 있을 때 저는 가장 궁금했던 질문을 던졌습니다. 인생에서 사랑과 일의 비중이 각각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사랑이 더 중요하긴 한데 50:50으로 사는 것이 목표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돌아왔던 답은 엉뚱했습니다.
둘 다 100씩 하면 안 되냐고 했습니다. 일과 사랑 둘 다 잘할 수 있는데 왜 반쪽씩을 포기하냐는 것이었죠. 저는 그 말이 멋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일을 할 수는 없습니다. 나를 복제할 수도 없고 시간을 두배로 가질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매일 선택의 기로에 섭니다. 이것에 대한 유명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 미국인 투자 은행가가 멕시코의 작은 어촌 마을을 방문했을 때 일입니다. 그는 한 어부가 작은 배에서 물고기를 잡아 항구로 돌아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어부는 몇 마리의 큰 물고기를 잡았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은행가는 그에게 물었습니다.
은행가: 물고기 잡는데 얼마나 걸리셨나요?
어부: 몇 시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은행가: 그럼 왜 더 많은 물고기를 잡지 않으십니까?
어부: 이 정도면 나와 내 가족에게 충분합니다.
은행가: 그럼 남은 시간에 무엇을 하십니까?
어부: 늦잠을 자고, 낚시 조금 하고, 아내와 아이들과 놀고, 저녁에는 친구들과 마을에서 기타를 치며 즐겁게 보냅니다.
은행가: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물고기를 잡는 건 어떠신지요?
어부: 그러면 뭐가 좋은가요?
은행가: 그것을 팔아서 돈을 벌고, 더 큰 배를 사서 사업을 확장해 보세요. 시간이 지나면 기업을 운영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어부: 그런 다음에는 무엇을 하게 되죠?
은행가: 그다음에는 은퇴해서 이 작은 어촌 마을로 돌아와 늦잠 자고, 낚시하고, 아내와 아이들과 놀고, 저녁에는 친구들과 기타를 치며 즐겁게 지내면 됩니다.
어부: 그런데 그게 제가 지금 하고 있는 것과 무엇이 다르죠?
'멕시코 어부와 투자 은행가'라는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서로 양 극단의 삶을 사는 사람들의 대화처럼 느껴집니다.
책에 기록된 여러 가지 인생들을 읽다 보면 크게 후회한 사람들은 대부분 한쪽으로 치우친 삶을 선택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직 하나의 가치만을 위한 극단적인 삶은 그 외의 모든 것들에서 불만족을 가져오기 때문인가 봅니다. 투자, 인간관계, 음식 등 많은 것들이 그렇습니다.
가정을 이루고 살면서 과도한 책임감 때문에 일에 집착하게 될 때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면 인생에서 소중한 사람들을 놓치는 경우도 함께 많아졌습니다. 내가 일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그 사람들인데도 말입니다.
치우친 삶을 사는 것보다 균형을 잡으며 사는 것이 훨씬 더 어렵게 느껴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오늘도 중용을 지키는 삶을 선택합니다. 우리에게 이 삶도 언젠가는 익숙해 지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