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로업 Oct 21. 2024

아들에게 며느리 욕하는 시어머니

방심한 사이에 세게 물렸다.

내 손에 들린 휴대폰을 


남편이 빼앗아가는 순간, 확신했다.


카톡 원문 인은 꼭 해야 한다는 것을.





젖 먹던 힘을 다해 


남편의 휴대폰을 다시 빼앗았다.

(태권도 유단자라는 스펙을 애먼 데 사용 중)

(재능 낭비)

(켁)





내가 휴대폰을 내 손에 넣자 


남편은 당황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이 와중에도 남편은 참 순했다.)

(다시 뺏어갔어야지...)

(내가 다시 뺏어올 거지만^^)




재빨리 카카오톡 앱을 열었다. 


엄마라고 쓰여있는 대화창을 열고 


대화 내용을 살펴봤다.




그곳에서 발견한 장문의 글 하나.


그 글을 보는 순간 나는 굳어버렸고, 


남편은 한숨을 쉬며 


자포자기한 표정으로 앉아있었다.




읽고 또 읽었다.


나를 향한 욕이 한가득 쓰여있었다.








"지구상에서 혼자만 애 낳았냐?"

(?)


"내가 잘해줬더니 나를 우습게 아는가 보다."

(??)


"글로업(며느리) 성품 그렇게 안 봤는데 실망스럽다."

(???)


"너희들 안 봐도 좋으니 평생 니들끼리 잘 먹고 잘 살아라."

(오~ 땡큐 ㅋㅋ)



등등...



훨씬 많은 내용이 담겨있었지만, 


현재 내 기억 속에는 강렬했던 몇 문장만 남아있을 뿐이다.







조용히 카카오톡 어플을 닫았다.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나 혼자 생각에 잠겼다.





신생아와 손주를 보러 오시려 했던 토요일에, 


산후관리사를 구해야 한다는 그 말이 


그토록 서운하셨던 걸까?





다음 주 수요일에 댁으로 가실 예정이니, 


그 안에 초대하겠다는 그 말을 


받아들이기 힘드셨던 걸까?





어머님은 그 시점에 딸네 집에 계셨고, 


딸이 분명 옆에 있었을 건데, 


아침부터 아들에게 전화해서 큰소리로 우시고, 


저녁에는 며느리 욕을 아들 카톡에다가


  한 바가지 쏟아부으실 정도로 


이게 심각한 일인 건가? 




이 기분 마치 삶은 랍스타인줄 알았는데 살아있는 랍스터에 급 공격당한 기분^ㅗ^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해 안 되는 게 정상입니다 여러분?!)



결론도 답도 내릴 수 없었다. 

(카오스 그 잡채)

(빙글빙글)




1년 반이 넘는 시간 동안 


매일같이 시댁식구들에게 매일 영상통화를 걸고, 


사진과 영상을 보내며 


만남까지도 시댁의 요구에 맞춰왔던 내 노력이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모먼트를 맞이한 것이다. 




이로써 내 인생곡선은 새로운 변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긍정일지 부정일지...


다음 편에 이어서!



                     

이전 19화 여자의 촉 발동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