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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업 Oct 17. 2024

여자의 촉 발동

아날로그 시대가 그리워진다.

나는 평소 남편의 전화 내용을 묻지 않는다.


최대한 사생활을 보호해 준다는 의미에서다.




하지만, 토요일 아침에 수화기 너머로 들린 울음소리.


그 소리를 듣고는 남편에게 꼭 물어야만 했다.


누구의 전화고, 어떤 내용인지.




전화를 받은 후로


남편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기 때문에 더더욱.

(나 혼자만 또 궁금증 대폭발)








굳은 얼굴로 거실을 돌아다니는 남편.


무언가 잘못되었다 생각했다.










어찌어찌 토요일 하루 종일


산후관리사 업체 8곳에 전화를 돌려서


저녁 식사 무렵이 되어서야 겨우 산후관리사를 구했다.

(휴....)

(내 인생을 구한 기분)

(다행히 관리사 6호는 괜찮은 사람이었고,

둘째 아이 100일까지 함께 했다.)









아이들을 재우고 늦은 시각,


우리 부부는 식탁에 마주 앉았다.

(정적) (고요) (조용)

(까악 까악 까악.......)



아이들이 자고 있기에 조용히 물었다.




"혹시 아침에 어머님 전화였어?"




남편이 내 질문에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나.


설마는 또다시 현실이 되고야 말았다.

(예상 적중 100 퍼)

(이쯤 되니 시댁 족집게 수준)





나는 얼굴이 상기되어 남편에게 소리치듯 말했다.


"그게 울 일이야?!!!!"







그렇지 않은가?


아직 나에겐 신생아와 두 돌도 안된 큰아이 있었다.


게다가 큰애도 어린이집 적응기간이


가족 모두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도 바쁜 시기였다.

(남편만 빼고 ㅋ)

(일관되게 야근 회식 야근 회식)

(다람쥐 쳇바퀴상이라도 만들어주고 싶네..^^)



가정환경 급변의 시기에


5명의 산후관리사를 변경하다 보니


심신이 지칠 대로 지쳐있었다.





그런 나의 상황 안중에 없는지,


딸네 집에 놀러 오셨던 어머님은


댁으로 가시기 전에 한 번 초대한다는 말에도


서운함에 아들 전화에다 대고 눈물을 쏟으셨던 것 같다.

(이해 불가)

(내가 울고 싶을 지경)



한참을 남편과 이야기 나눴다.


그러던 중 남편이 나에게 말했다.



"엄마가 방금 한테 카톡을 보냈든?


이거 보여줄 테니 오해 풀어."



이유는 모르겠으나 나는 순간적으로 시간을 확인했다.


밤 11시.


'아 1시간만 더 얘기하면 다음 날이네'

(내 소중한 잠시간)

(뺏김)


그렇게 그날의 대화는 마무리되었다.





다음날 저녁이 되어 아이들을 재우고


남편에게 말했다.


"그러고 보니 어제 카톡 보여준며..."


남편은 나에게 휴대폰을 꺼내 카톡을 보여줬다.




느낌 싸했다.


카톡의 원문이 아닌, 캡쳐본.


순간적으로 여자의 촉이 발동했다.



캡쳐본에는 글로업이 고생한다는 뉘앙스의 내용이


담겨있었다.

(이건 구라야... 다 거짓말이라고!!)



나는 진실을 보기를 원했다.


남편에게 카톡 원문을 보여달라고 했다.


순간적으로 남편이 휴대폰을 다시 빼앗아 갔다.


(응?! 이건 또 무엇...)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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