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나에게 - 행복하게 잘 산다고 말하는
출근하기 전, 더듬더듬 어설픈 솜씨로
남편이 끓여준 생일 미역국.
"진짜 잘 끓였지? 맛있지?"
잔뜩 기대에 찬 얼굴로 바라보는 그에게 한마디.
"원래 미역국은 다 맛있어."
살짝 눈을 흘기는데 자꾸 웃음이 난다.
태어나줘서 고마워. 사랑해.
이런 미끌 거리다 못해 오글거리는
대사 하나 없어도
서로 마주 보고 호록거리는 미역국 한 그릇에
10년여를 묵묵히 아껴주는 그의 마음에
내 마음은 미끄럼을 타며 하늘을 난다.
엄마에게 전화를 걸기 전
'라' 음으로 목소리 세팅을 하고
한껏 자랑을 한다.
멀리 있어 생일 미역국을 끓여주지 못하는 엄마가 괜히 미안해하실까 너스레를 떨어본다.
미역국 속에 엄마에게 하고픈 말이 다 녹아있다.
엄마 딸 이렇게 사랑받고 있다고
잘 살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나서 알게 됐습니다.
부모님께 할 수 있는 최고의 효도는
"행복하게 잘 사는 거라는 걸"
낳아주시고 키워주셔서 감사하다는
너무 의젓한 말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