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기대감 그리고 응원의 힘
1.
무언가를 '함께' 하는 것의 힘을 체감한 요즘. 우연히 유튜브에서 <세바시 - 차인표 배우 편>을 보았다. 영상에서 차인표 배우는 어려운 상황 속에 놓인 한 친구의 ‘잡지 표지 모델‘이 되려는 꿈을 함께 이루어가기로 한다. 이후 목표한 잡지는 아니었어도 한 잡지 표지에 나란히 함께 찍은 사진으로 표지 모델이 되는 데 성공했다.
꿈으로 가는 길 위에서 두 친구가 주고받는 시너지가 내 마음을 밝혀주었다. 홀로 마음에 품고 있는 꿈은 마음 안에서만 움직이고 있다. 서로 응원하고 지켜봐 주는 그들의 모습이 내겐 서로의 마음속 꿈을 세상 밖으로 꺼내주는 것처럼 느껴졌다.
얼마 후 나는 한 친구를 만났고 그에게 세바시 영상에서처럼 우리도 꿈이나 목표를 정하고 지켜봐 주자고 용기를 내 제안했다. 진심으로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마음 깊이 응원해 보며 삶에 대해 더 배워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2.
함께하는 힘은 노을 지는 하늘처럼 은은하지만 강렬하게 친구와 나의 하루하루를 비추었다. 처음 목표를 정한 날로부터 한 달이 지나는 동안 우린 매일마다의 분량을 95% 정도 달성하며 시간을 함께 차곡차곡 쌓아왔다. 혼자였다면 가능했을까?
우리의 목표는 특정 글을 매일 읽어가는 것이었다. 함께 해보기 전엔 친구도 나도 거의 미루던 일이었다. 0% 달성률이 95%로 바뀌었다. 목표가 무엇인지, 크고 중요한 일인지는 상관없다. 그보다는 과정 중에 느껴지는 무언가를 함께 이루어가는 힘이 우리의 태도와 삶을 변화시켰다. 우린 계속 그 힘을 따라가고 있다.
마음이 통하는 대화가 지친 심심을 회복시킬 때가 있다. 대화는 주로 누군가와 함께 보내는 시간 속에서 피어난다. ‘밑미’라는 프로그램도 사람들과 한마음으로 뭉쳤을 때 일어나는 발전과 성숙을 기대하며 신청했다.
‘밑미’는 회고에 관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참여자는 특정 주제에 대해 혹은 자기 자신에 대해 회고한다. 그래서 프로그램 이름이 ‘리추얼’이다. ‘리추얼’을 이끄는 분을 ‘리추얼 메이커’라 부른다. 메이커님마다 회고하는 방법과 방식은 다르다.
8월에 처음 리추얼을 신청했다. 김해리 문화기획자님의 ‘나다운 일 실험’ 리추얼이었다. 새로운 일을 준비하며 난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보낸다. 그러던 중 지금의 ‘일 준비 과정’을 누군가와 나누며 서로 힘을 주고받고 싶었다. 그렇게 된다면 단지 일의 결과물만이 아니라 일의 준비와 작업 과정까지 통틀어 모든 부분들이 더 의미 있게 느껴질 것 같았다.
‘밑미 리추얼’은 20일 차째로 현재 진행 중이다. 각자 일에 관한 생각이나 그날 한 일 리스트 등을 자유롭게 기록하며 참여자끼리 응원하고 댓글로 소통한다. 참여자분들은 서로 몰랐던 사이인데 그 점으로 인해 자기 자신은 익숙해서 몰랐던 장점들을 다른 참여자가 발견해 주기도 한다.
이전엔 ‘나의 문제 좀 해결하고 세상으로 나갈래요’라는 태도로 살아왔다면 지금은 ‘부족하지만 세상에 나왔는데 저와 같은 길로 가신다면 함께 걸어갈까요?’로 바뀌고 있다. 이러한 변화 또한 알게 모르게 내게로 와 닿은 다른 이들의 도움으로 이루어졌다. 함께하는 힘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