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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내 세상 11화

다시태어난다면?

93년도에 다시?

by 쏘리

<93년도 다시> 정소연

일단, 다시 태어나고 싶은 생각이 없다. 인생은 한 번 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93년도 대한민국에서 나는 또 다시 태어났다. ​나는 화장대에서 책을 거꾸로 들고 읽는다. 그것도 늘 똑같은 책만.

그렇게 나는 생각을 뒤집는 사람이 되어버린다. ​계속 거꾸로 생각하니, 사람들이 신기해 하기도 하고

재밌다고 하기도 하고, 반응이 없기도 하다.

근데 상관없다. ​어떤 사람이 되든 상관없다. ​상관 있는 건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지 궁금해 하고 알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는 지가 상관있다.

그럼에도 알아가 보자면,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고민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누구나 고민을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 과제를 쓰는 과정에도 함께 참여하는 사람들은 주제를 받고 고민한다. ​어떻게 쓸까, 다시 태어난 다면 나는? 똑같은 문제를 또 고민할까? 아님 다른 문제를 고민할까? ​그렇게 고민 속에 우리는 해답을 찾아가기도, 멈추기도, 돌아서 가기도 한다.

정답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답은 있다. ​정답은 우리를 올바르게 만들어 준다. 아니, 올바르게 살아가도록 이끌어 준다. ​그러니, 정답이라는 말은 쉽게 해선 안 된다. ​모두가 정답이라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모두가 말 하지 않아도 그게 맞지 라고 속으로 생각할 수 있는, ​말하기 어려운 상대가 앞에 있어도.

그게 정답입니다. 그게 맞습니다. 그건 틀렸습니다.

정답은 이거 입니다. 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잃지 않는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고 싶다.

우리는 언제부터 용기를 잃었을까, 우리는 언제부터 용기를 가져야만 할 수 있는 것들이 늘어갔을까.

용기는 지금부터 다. ​지금 글을 쓰는, 지금 이 글을 보는, 지금 그 생각을 하는 모두가 용기를 이미 내고 있다.

(* 사진은 아버지가 사준 첫 중고차, 지금은 저렇게 깨끗하지 않다. 이리 긁히고 저리 긁히고, 주인을 잘못만나서 관리를 잘 못해줬다. 그래도 주인을 잘못 만난거 치곤, 너무 잘 다녀줘서 무사고다. 지금은 9만이지만 15만을 타고 바꿀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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