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생은 쓴소리 들을 준비.
우리 누나 회계사인데 우울증 걸린 거 같음..
횡설수설했는데.. 누나가 애초에 잘사는 집애들은
회계사시험 같은 건안 볼 거라는 소리 하길래
거기에서 또 헛소리 좀 하지 말라고 화내서 마지막에 돌려보낸 게 너무 마음에
걸려서.
(* 누나분께서 번지수를 잘못 찾아갔네요. 남동생은 남동생일 뿐인데. 아니.남동생은 누나분을 부러워하고 있었네요. 그동안 누나와 비교를 많이 당하셨을까요. 이것도 제 추측일까요? 죄송합니다. 꾸벅.)
닉네임 새 회사, 브레이커. 가뜩이나 힘든 누나 마음에 브레이커를 하는 데 일조해 주셨습니다.
아무튼 글을 살펴보지요.
우리 집은 평범한 집안임. 내 기준에
(*내 맞습니다. 본인기준 평범.)
그냥 부모님 노후걱정 없고, but 자식한테 물려줄 건 없고.
(*soso)
그런데 누나회사에 잘 사는 사람들이 많은가 봐.?
(*잘 사는 사람도 누나분 보다 어려운 사람도 있겠죠?)
맨날 자기 근로소득으로는 서울에 집도 못 살 거라면서
(*아마 회계사뿐 아니라 서울에 집사기가 참 어렵습니다. 쓴이님은 서울에 사실까요? 아님 타 지역이실까요.? )
다 늙어서 고독사한다고 종종 흘려 말하여 긴 했는데
그저께 일이 터짐.
(* 아마 솔로 미혼자들은 툭툭 고독사한다는 말을 진담 30 퍼 농담 70 퍼 정도. 아마 요새 고독사가 많이 증가도 하고 미디어에 노출도 많이 되고, 그러니 특수청소업 등 과거에 비해 많이 쓰이고 현실도 그렇기에 약간 조금이라도 1인 가구에 부정적인 생각이 들면 툭툭 쉽게 내뱉는 것 같습니다. 저 또한 그러면 안 되지만 이러다 고독사하는 거 아니야 라는 말을 했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러기 쉽지 않죠.. 아마 그러기 위해선 남동생분을 만나 뵙지도 않고 집에만 계셨을 겁니다. 하지만 또 모르죠. 이번 일로 남동생마저도 연을 끊으실 수도. 아니면 서서히 멀어질지도.)
누나말로는 자기가 3년? 4년 차인데도 아직 연봉이 7천이라면서 나보다 연봉이 낮다고 했음.
(* 글쓴이님 새 회사 브레이커 이신대 어떤 직종인지는 모르겠지만. 오누이지간에 약간에 그런 게 있나 봅니다. 누나분이 남동생분을 부러워하시고 있었을 까요. 아니면 그냥 본인의 연봉이 행복에 잣대가 돼서 이리저리 마음이 혼란스러우신 걸까요. )
상여포함해도 뭐억 겨우 된다 했나??
그래서 부모님이 잦은 야근에 몸도 힘들고 남자 만날 시간도 없는데
이직하라고 했다고 신세한탄하는데..
솔직히 첨에 농락인 줄 알고
세상 자기 혼자 불쌍한척한다고 생각해서 개 화났거든?
근데 우는 거야 그래서 말문이 막히고 좀 충격을 받았어.
(* 저도 네 그렇습니다. 출동을 나가고 면담을 하면. 와 이런 좋은 집. 좋은 차. 70억 이상을 갖고 있는 사람이 죽는다고? 머그컵을 깨고 자해를 한다고? 그때가 1년 차 미만이었습니다. 입구조차 찾기 어렵고 아파트 이름은 왜 이렇게 길고 심지어 집안을 살펴보면 화목하게 보이는 사진들과 현관문에 붙여진 가족사진, 보드판에 적힌 오늘도 파이팅 해요. 이런 모든 것들이 영화나 드라마 소품이었던 것처럼. 무색하고. 저는 속으로 왜? 한창 행복하기도 모자랄 텐데 저도 글 쓴 남동생님처럼 생각했습니다. 약간은 배부른 소리까진 아니고. 아 70억 위에 또 그 이상을 바라고, 이거에 만족이 쉽지 않은 사람들이 있구나. 딱 거기까지였습니다. 제가 어려 보이니, 진중한 면담들 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 또는 미혼자처럼 보이니 기혼자가 하는 고민들을 얘기할 수 없겠다는 눈 빛. 결혼은 했냐? 애는 있냐?라는 말들을 많이 들었습니다. 팀장님은 보호자분, 또는 외부 기관 면담 상황파악, 정보파악이 필요하시고, 그럼 전 다이어리 들고 대상자 면담을 합니다. 제가 병원 안에서 면담실이 갖춰진 곳, 제 안전이 보장된 곳에서 하는 면담과 그냥 현장에서 진행되는. 현장에 사람들이 들쑥날쑥. 따로 면담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해도. 그 발생된 현장이 다 늘어진 곳에서 면담을 한다? 이미 액팅은 시작되고 진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투입된다? 1년 차 미만인 저는 아찔하지만. 그때 머릿속으로 되네였던 건 그래 여긴 내가 수련받았던 면담실이다. 나와 이 분 둘 뿐이고, 그냥 배웠던 거 했던 대로만 하고 나가자 이 마음을 수도 없이 반복하고 되네이면서 여쭤보고, 면담을 하고 설득을 하고 약속을 받아내고 현장 철 수 후 작성하고 그랬습니다.)
(*여기서 전문요원으로서의 편견은 부자들은 다 행복할 줄 알았다는 겁니다.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불행할 리 절대 없을 거야. 뭐 절대, 다 이런 부분까진 아니어도 거진 70 퍼 이상은 문제 고민해결을 돈으로 하면 되니까 금방 툭툭하고 차라리 난 이혼하고 혼자 살거나, 굳이 이렇게 울고 불고 할 필요 없겠는데..라는 저연차 생각이 깔려있었죠. 근데 면담하다 보면.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있습니다. 나라도 70억이 중요한 게 아니겠다. 나라도 비싼 차, 좋은 집이 있어도. 죽고 싶었겠다.라는 그 마음을 감히 이해하고 넘겨짚지 않고. 경청하게 됩니다.)
난 와이프가 좀 잘살아서 그래도 장인어르신 사업지원받고
결혼했고, 몇 년 더 돈 모아서 최근에 우리 집 마련했거든.
그래서 최근에 누나 초대도 하고 종종
우리 집 놀러 오라 했음.
이번에도 우리 와이프가 누나랑 저녁 먹자 해서 부른 거고 이번엔 야근하고 늦게 옴.
(*진정으로 누나를 걱정하고 고민하는 남동생님이길 바랄게요.)
피곤한데 와인 한 두병 먹고 취해서 그런 거 같은데
또 그 와중에 우리 집 강아지 옆에서 짖어대길래 와이프가
그 핑계로 급하게 강아지 데리고 나갔다 온다고 하고
자리 비켜줘서 좀 얘기하다가 얼마뒤에 택시 태워 보냈음.
자기가 열심히 공부하고 힘들게 자격증 땄는데
재산도 없고, 누나 학자금 다 갚고 뭐 모은 거도 부족하대.
누나 삼수했고, 회계사 시업도 늦게 붙었거든..
자기 나이는 먹어가는데 막상 자기 나이또래애들이 모은 재산을
따라갈 수 없는 연봉 때문에 짜증난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다 빚이었다고..
사실 전에 사귀던 남자가 회계사 시험 붙고 나서
2년 정도 만났는데 아마 결혼얘기하면서
서울에 집 얻는 거 얘기하다가 집안에 재산 없고
좀 경제적으로 안 맞아서 결혼 얘기 하다가
헤어졌나 보더라고.
이 얘기 듣다가 진짜 열받긴 했는데
누나가 자존심 겁나 세서 이런 얘기 안 했을 땐,
그냥 누나 성격 때문에 헤어졌는 줄 알았지.
우는 거 보니까 속상하기도 하고 열받기도 하고..
회계사면 전문직이고 솔직히 처음에 배부른 소리 하는 거라 생각했는데
(*배부른 건 맛난 음식 먹고 배꼽이 뽈록 나와있을 때 만 할 수 있습니다.)
배부른 소리 하네. 이 말을 하는 사람은 아마.
그 사람에 힘듦을 있는 그대로가 아닌
자신의 잣대로 평가할 때 내뱉는 소리입니다.
예로 탈모가 심한 사람, 탈모가 시작되는 사람.
탈모가 시작되는 사람은 아.. 나 이제 탈모인가 봐.
탈모가 시작 심한 사람은 시작되는 사람을 보고 배 부른 소리 하네 합니다.
만약, 탈모가 아닌 건강한 모발을 가진 사람은
탈모가 시작된 사람에게 배부른 소리 하네라고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동생분은 누나분을 딱하게 생각하긴 하지만.
누나분 보다 뭔가 부족한 부분이 있으셨던 걸까요.
부러워하는 부분이 있으니 누나는 행복할 거야! 불행한 일이 없어야지.
마음이 가난하면 안 된 지! 배부른 소리 하네!
라는 속마음이 튀어나오신 겁니다.)
회계사면 전문직이고, 솔직히 처음에 배부른 소리..
(*회계사에 대한 편견이 있으셨네요. 모든 회계사는 힘들다고 징징. 돈이 부족하다고 하면 쓴이님 기준엔 배부른 소리로 생각되는 위치에 계신 겁니다.)
원래 어디에서 주정부리거나 그런 스타일 아니거든. 술도 나보다 셈.
(* 저도 어디에서 주정부리거나 술도 센 편이었는데, 제가 힘들 때 그걸 말하면 배부른 소리 한다. 넌 행복한 편이다.라는 말을 종종 들었는데요. 이제 그런 말 한 사람들한텐 힘든 이야기 안 합니다. 왜냐면. 그 사람은 제 힘듦을 그저 사치라고 생각하는 사람 앞에서 뭔 말을 합니까. 다만, 저도 이제 그 사람을 돕지 않습니다. 참.. 힘들 때 많이 들어줬는데. 딱 거기까지였던 사이입니다. 친구는 친구 형제는 형제. 힘들 땐 상담자를 찾아가는 게 맞습니다.)
계속 맴도는데 원래 연봉이 그저 그런 대기업 수준이야?
혹은 대기업보다 모범?
난 누나정도면 억 버는 줄 알았어.
4대 법인이고 감사팀이라 몸은 많이 갈리는데
뭐 길게 중간에 휴가 받아서 군내건 해외건 여행도 다니길래
나름 만족하고 잘 버는 줄.
(* 이게 남동생분의 여과 없는 누나를 바라보는 생각 시선이었던 겁니다.)
(* 보통 형제는 성인 이후로 자기 가정이 꾸려지면 그땐
원가정이 우선이기에.
사회에서 남보다 좀 더 가까운 피가 섞인 사람일 뿐이죠.
이제 남동생 이전에 누군가의 남편, 가장입니다.
너무 냉철하고 아쉽지만.
형제라는 게 그렇습니다.
그러니 너무 형제에 대한 의존이나 기대감.
네가 내 남동생인데, 네가 내 누나인데, 네가 내 오빠인데, 네가 내 여동생인데
네가 내 형인데, 네가 내 언니인데, 이런 건 이제 희미해지는..
그러니 제 말은 본인도 본인 짝. 내편?
하지만 그 만난 내편도 100% 내편은 아닙니다.
너무 T 같나요. 하지만 T 나, F 나 똑같이 겪는 현실입니다.
아무튼.
그래도 성격은 세도 할말다하고 공부도 잘하고
똑 부러지는 성격이라 나름 나도 학교 다닐 때 은근
누나 자랑스러웠고, 솔직히 좀 이기적인 성격 맞춰주는 건 좀 짜증 났지만.
(* 누나에 대해 위로할 마음이 없는 포지션입니다. 배가 많이 아프셨군요. 그럼에도 누나 걱정을 한답시고 불특정 다수에게 누나의 힘듦을 노출시키며 본인은 누나에 대한 마음을 음.. 그래도 5%는 위로하는 방법을 찾으려는 냄새정도는 납니다. 누나한테 많이 쌓이신 게 있으셨나 봅니다. 우쭈쭈!)
나 군대 가기 전날 운다고 놀리더니 전역날 지 아르바이트비 모아서 시계 사주고.
(*아니 이런 누나한테 힘든데 배부른 소리 한다고 했어요? 이런 미친놈. 앗 죄송)
나 전에 회사 입사했을 때 슈트도 맞춰줬음..
평소에도 부모님한테 진짜 늘 완벽한 첫째 누나였는데..
뭐라고 위로해줘야 할지 모르겠다.
(* 나보다 잘난 누나가 좀 시기 질투 나긴 했지만. 그런 사람이 이렇게 우니까 어떡하지. 이젠 그 멋진 누나가 약간은 말랑해진 때입니다. 그 면전에 본인의 쌓인 감정을 먼저 배출하지 마세요. 누나 진짜 고독사 만드는데 일조하지 마시고요.)
횡설수설했는데 누나가 애초에 잘 사는 집 애들은 회계사 시험 같은 건 안 볼 거라는 소리.
(*누나 분이 잘 사는 분을 애당초 부러워했던 사람은 아니었을 겁니다. 오로지 자기 목표. 아니? 부모님한테 좋은 딸, 멋진 누나. 하지만 이제 그냥 그 누나분 자체로 인생을 즐겨야 할 타이밍이 오신 것 같아요. 멋진 직업. 본인 기준 만족스럽지 않은 연봉이 아니라 남과의 연봉, 더 정확하겐 본인보다 더 잘 버는 연봉을 보지 말고. 그냥 지금까지 그 자리까지 가기에 얼마나 애쓰고 지내왔을지. 감히 다 안다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부모님, 남동생, 2년 만난 남자친구? 다 조까세요. 표현이 다 소 셉니다. 누나한테는 이런 시원한 위로를 해드리고 싶습니다. 그 누구도 그 사람 인생을 살아보지 않고선 왈가왈부할 수 없다는 말을 드리고 싶네요. 연봉이 더 많은 남자친구를 만나든. 적은 남자를 만나든. 있는 그대로 서로를 사랑해 주고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서 행복하시길 바랄 뿐입니다. 거기에서 또 헛소리 좀 하지 말라고 화내서. 마지막에 돌려보낸 게 너무 마음에 걸려서. 즉 누나의 힘듦을 위로하기 전에 본인 감정 먼저 내뱉고 싸지른 게 미안해서.
결국 누나를 진심으로 위로해주고 싶다기보다 본인 미안한 감정 수습하고자.
이 글을 올리신 게 씬이님 마음에 현주소입니다. 누나한테 먼저 사과부터 하세요.
누나 그때 내가 그런 말 하면 안 되는 거였는데. 그동안 몰랐어. 진짜 미안해.
진심으로 미안해하세요. 뭐라 덧붙이지 지도 말고 훈수 두지도 말고.
미안해 누나. 좋은 남동생이 될게 이 딴말도 놉! 그냥 울면 조용히 휴지 갖다가
다 울 수 있을 때만큼 입 닥치고 그냥 기다리세요. 본인의 감정 생각을 내뱉지 마세요. 속으로만 하세요. 그게 위로입니다.)
회계사 형 누나들 현실 조언?
회계사는 회계사가 더 마음을 알 수 있으니. 좋겠네요.
아무튼. 제가 누나분께 드리는 위로입니다.
언니.
그동안 진짜 고생 많았고,
이젠 누구의 누나, 누구의 여자친구, 누구의 딸이 아니야.
회계사로의 위치? 연봉?
그것도 아니야.
언니의 위를 볼 필요도 아래를 볼 필요도 없어.
만약 이 글을 본다면.
언니는! 참 소중한 사람이고 고생했고,
조금만 울다가 다시 웃길 바랄게. ^^
회계사는 아니고,
정신건강사회복지사 하다가 잠깐 쉬고 있는 백수의
힘찬 위로야.!!
너무 힘들면
시. 군. 구에 있는 정신건강복지센터 상담도 좋고.
물론 상담자마다 케바케겠지만.
쏟아 낼 곳이 필요하다면
이용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해.
오늘도 사랑하고 응원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