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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원울
Sep 22. 2024
나를 위로하는 방법
당신은 스스로에게 주는 위로를 어떻게 하나요?
'뽀득뽀득 ·····'
넓게 펼쳐진 들판 위 흰 눈을 밞습니다.
아무것도 없던 황량한 들판 위 그 쓸쓸함을 위로하듯 얇게 그리고 천천히 소복하게 쌓인 눈은
마치, 지금 이 장소를 위로하는 것도 같습니다.
백지와 같던 드넓은 눈 위로 내 걸음 하나하나가 모양을 만들어 나갑니다.
발자국을 새기며 순결에 가깝던 흰 눈이 조금씩 더럽혀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눈은 내가 만드는 이 발걸음
이
싫은 것만 같지는 않습니다.
'뽀드득.' 작은 소리를 내며 작게나마 반갑다고 인사를 하는 것 같습니다.
마음을 정리하고 싶을 땐 이상하게 넓은 자연을 보고 싶습니다.
바다, 들판, 산속에 쌓인 눈과 같이 같은 색깔이 오랫동안 유지되고 넓게 보이는 그런 곳 말이죠.
왠지, 그런 곳에 있으면 우려했던 일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나에게 괜찮다는 말을 전달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누군가 보면 궁상을 떤다라고 말할 수 있는 이 행동들이 실제로 도움을 많이 주기도 합니다.
제가 혼자 가끔씩 이렇게 떠나는 모습을 보고, 성격이 담담한 친한 지인이 동행을 요구했었습니다.
그리고 1박 2일 동안 바다에 앉아, 산에 앉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자연을 봤습니다.
지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돌아오는 길에 한마디 했습니다.
"이게 가끔이면 정말 좋을 것 같아.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아. 하지만, 자주는 하지 마. 우울증 걸리겠다."
첫 문장에 기분이 좋고,
마지막
문장에 웃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말했습니다.
"내가 스트레스
를 해결하는
가장 최적의 방법이고, 나는 너무 행복해. 그니깐 걱정 안 해도 돼. 고마워."
의외로 제 성격은 활기찹니다. 외향적인 사람에 친구도 많은 편입니다.
성격과 스스로에 대한 위로를 하는 방식은 다른 것 같습니다. 노래를 너무 좋아해서 매일 부르는 가수가 쉴 때는 아무것도 듣고 말하지 않는 정적한 곳을 좋아하듯이, 나 자신에게 선물을 주는 방법일 뿐입니다.
자연은 친구라고 말씀하시던 옛 어른들의 말이 지금에서야 조금 이해가 갑니다.
생각해 보니 정말 행복할 때, 이별했을 때, 답답한 일들이 풀리지 않을 때, 속상한 일들이 겹쳤을 때.
항상 찾는 곳은 자연이었습니다. 기분에 따라 미친 듯이 웃어보기도 하고, 울어보기도 했습니다.
누군가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모습들을 누구보다 많이 봤을 겁니다.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지 않던 비밀들을 누구보다 많이 알 겁니다.
누구보다 그 자리에서 나를 위로해 주었을지도 모릅니다.
사랑은 사람에게만 적용되는 게 아닙니다.
가족 같은 애완동물, 아끼는 사물 그리고 나를 위로해 주던 모든 것엔 나의 사랑이 묻어 있습니다.
저에겐 자연을 사랑하는 힘이 남들보단 조금 더 큰 것 같습니다.
특히, 정말 좋아하는 사람과 이별했을 때 가장 큰 위로를 주었습니다.
전에는 이별할 때 그 아픔을 감당하지 못해 집에서 가만히 앉아 있었습니다.
무엇도 할 수 없었고, 어떤 일도 하기 싫었습니다. 그저, 가만히 있으며 지금 이 느끼는 감정들이 시간에 순화되어 빠르게 지났으면 하는 바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별통증에 대한 기간은 이별의 횟수가 늘 때 조금씩 줄어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상대보다 내가 더 진심으로 많이 좋아했던
사랑에 대한
이별은 이 방법으론 해결이 되지 않았습니다.
가만히 집에 앉아 있다고, 시간이 흐른다고 해서 감정의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긴 시간 동안 똑같은 나를 보고 더 이상은 가만히 있으면 안 될 것 같아 처음으로 떠났습니다.
무작정 나갔던 그 여행은 이겨내는 방법 외에도 저에게 다른 선물을 주었습니다.
아마, 그동안 이별을 이겨냈던 이유는 이겨냄이 아닌 다른 사랑으로 그 이별을 덮었다고 착각한 것 같습니다.
혼자서 충분히 아파하고 스스로 위로를 해주며 정말 괜찮다는 생각
과
다음 사람에게 전사람이 보이지 않을 때 그때가 혼자서 이별을 이겨내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생각보다 혼자 여행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전까지는 주위를 둘러보지 않으며 오직 나와 같이 갔던 사람들에게만 집중했었지만, 혼자 여행을 해보니 주위의 풍경 외에도 여행을 온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혼자서 여행을 즐기는 사람이 있기도 할 거고, 답답한 마음에 홀로 떠나기도 했을 것이며, 새로운 만남을 기대하며 여행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이 모든 사람들에겐 타인보다 나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여행이라는 공통점이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저보다 훨씬 어린 사람들도 보며 성숙함과 나이는 별개라는 걸 느끼기도 했습니다.
여행은 자신을 위로하는 방법 중 하나일 뿐입니다. 사람마다 자신의 쉼을 선물하는 방법을 다를 것입니다.
그 방법을 일찍 찾는다면 조금은 더욱 행복한 삶을 빨리 보낼 수 있겠지만, 자신에게 위로를 선물하는 방법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필요 없다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저, 친구들을 만나 떠들고, 연인을 만나고, 게임을 하기도 하고, 핸드폰을 들고 침대에 누워 가만히 있기도 합니다.
그런 행동들이 쉼을 선물해 줄 수 있다는 것을 분명 알고 있지만, 자신만의 특별한 위로가 있었으면 합니다.
비슷한 옷차림, 비슷한 출퇴근,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는 것들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는 것처럼 비슷하게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삶과는 반대로 개인의 성향과 성격은 모두 다릅니다.
사람마다의 생각도 생김새도 자신이 숨기는 비밀도 모두 다르기에 나만의 위로를 찾았으면 합니다.
그 위로를 찾고 자신에게 선물해 주는 그런 삶.
아마, 금전적인 선물보다 값진 삶을 받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행복한 위로를 받는 자신만의 삶을 찾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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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Brunch Book
안녕. 그동안 고마웠어.
04
고맙다는 말 하지 마세요.
05
아픈 새끼손가락
06
나를 위로하는 방법
07
홀로 그리고 빈자리
08
버려지는 옷가지들
안녕. 그동안 고마웠어.
원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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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목차 보기 (총 1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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