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을 벗은 너희 모습을 그려봐.

by 글곰

모두 연말 잘 보내고 있지?

2025년 각자의 자리에서 지내느라 고생했어.


엄마, 아빠의 아이들로,

할머니, 할아버지 손자, 손녀로,

학교에서 학생으로,

교회에서 기도하는 사람으로.

친구들 속에서 어울림으로,

그리고 너희들 그 자체로.

살아온 너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할게.


우리는 일상에서 많은 역할을 감당하고 있어.

상황에 따라 다른 모습을 꺼내며 살아가지.

그걸 심리학 용어로는 '페르소나'라고 말해.

'외부에 드러나는 나의 모습. 사회적 역할'이지.


아빠도 마찬가지야.

회사에서 이 차장으로,

집안에서 가장으로,

할머니 앞에서 아들로,

교회에서 일꾼으로,

온라인에서는 작가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어.

주어진 상황에 따라 가면이 나타나는 거지.


이런 가면이 꼭 잘못된 것은 아니야.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일 수 있거든.

하지만 그 가면 뒤에 숨으면 안 돼.

가면은 나를 숨기라는 뜻이 아니라,

상황에 맞게 예의를 갖춘 모습일지 몰라.

내가 누구인지 정확히 알아야 하는 거야.

남들이 원하는 모습으로 가면을 바꿔가며 살 수는 없잖아.


우리는 우리일 때 가장 빛날 수 있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따라 하면 금방 지치기 마련이야.

SNS에 올라오는 사람을 쫓아가고,

영화 속 주인공의 모습으로 가면을 쓸 수 있지.

하지만 그런 모습은 오래가지 못할 거야.

가면 속에 갇혀버린 채 너희의 모습을 세상에 나타낼 수 없지.


이제 올해도 3일 남았네.

이 시간 동안 너희의 모습을 그려보면 좋겠어.

지난 1년 동안 어떤 모습일 때 가장 즐거웠는지 기억해 봐.

그게 바로 빛나고 있는 너희들의 모습일 거야.


오늘 아빠도 1년 동안 매월 감사했던 일을 생각해 봤어.

1월부터 12월까지 감사할 거리들이 하나씩은 꼭 있었더라.

그리고 알게 되었어.

감사한 순간을 느끼는 아빠 모습이 진짜 내 모습이었다는 것을 말이야.


전자책을 쓰고, 할머니와 병원을 다녔고,

너희와 여행도 갔고, 직장 생활도 열심히 했어.

지난 1년의 모습이 아빠 블로그에 기록되어 있었어.

'기록을 하는 순간이 아빠의 진짜 모습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어.

글을 쓸 때는 정말 즐거웠거든. 너희에게 편지를 쓰는 지금 이 순간도 너무 행복해.


아빠는 너희만이 가질 수 있는 모습이 궁금해.

함께 응원하고, 이야기하면서 우리 본래 모습을 찾아가는 가족이 되자.

아들아, 딸들아.

엄마, 아빠는 너희를 언제나 사랑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