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 흙의 변화
작가의 의도와 보는 이의 이해가 불일치할 때, 합의할 수 있는 지점을 창작자들은 생각해 본다고 한다.
도예 연습을 하면서 흙이 내 뜻대로, 내 의도대로 안 되는 경우가 있다.
원인으로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주된 요인은 근본적으로 흙을 고르게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흙 안에 기포(거품)가 있어 제대로 반죽되지 않으면 어떤 형태로든 시도해도 원하는 결과가 안 나온다.
세계 최고의 강국이 소위 약국(弱國)을 지배하는 이슈의 뉴스가 올라왔다.
이에 관련된 글을 SNS에서 읽게 되었다.
글쓴이의 숨은 의도는 인권 문제가 아닌 자신이 투자한 주식값 떨어질 걱정이었다.
어그로를 끌려는 글에 나의 에너지를 소비했음을 알게 되었고, 더 이상 이 상대와 소통이 불필요함을 느꼈다.
오스트리아의 정신의학자 빅터 프랭클(Viktor Frankl)의 「죽음의 수용소에서(Man’s Search for Meaning)」라는 책이 있다.
유대계인 그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수용소에서 생존하며 인간의 존엄성과 삶의 의미를 탐구했던 작품이다.
프랭클은 인간이 극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태도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지닌다고 주장했다.
"모든 것을 빼앗길 수 있어도, 자신의 태도를 선택하는 자유만큼은 빼앗기지 않는다."
'삶의 의미 찾기'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동기이며 자기 계발에 도움이 되는 게 아닌가 싶다.
거친 흙이 변해 고운 흙덩이에서 그릇이 되어가듯 사람의 인격도 가치 있게 변해야 함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