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일상을 살아내는 모든 이가 뜨겁게 귀합니다
삶을 살아내길 위해
오늘도 분주히 새벽을 열고
살에 닿는 차디찬 공기를
알아채지 못하는 것처럼
내달리는 생계형 어깨의 들썩임이 귀하다
매서운 눈빛과 시퍼렇게 시린 혀들의 향연
외면할 수 없이 좁아 막혀버린 벽 앞에서도
숨을 쉬고 버티고 선
듬직한 심장 소리 귀하다
기대라는 탈을 쓰고 사랑과 미움
그 어딘가로부터 무겁게 짓눌려
작은 눈짓, 손짓조차 두려워
억지로 선택한 고립을 깨고
타인이 아닌 나의 행복을 위한 첫 출발선
그곳에 도착한 네 굳건한 두발이 귀하다.
치열했던 삶의 전성기
생생한 기억 덤덤하게 꺼내어
건너왔던 고개고개
이제 막 넘어오는 이를 붙잡아
조금은 수월하게 다음 고개 갈 수 있도록
마주 잡은 두 손이 귀하다.
무례한 말, 원망의 눈물이 허용되는
예기치 않은 약함을 직면했던 그날도
사랑하는 이들의 마음을 보고
상냥할 수 있는
고통 속 결단의 입술이 귀하다.
시끌 거리는 박수 소리 발열하는
조명 속 무대 위 잠시 잠깐의 순간보다
매일의 일상 속 여전히 옹골진 힘으로
살아내는 모든 이가 뜨겁게 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