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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진석 Sep 30. 2024

회개의 순간

교만이라는 죄



요새 피부가 많이 좋아졌다. 원래 아침에 일어날 때 밀려오는 따가움이 아토피환자들에게 가장 힘든 순간인데, 다행히 고통이 줄어들고 약간의 고통이 남아있는 상태이다. 피부가 호전됨에 따라 나의 마음에는 어느 순간 하나님을 덜 찾고, 나를 더 의지하게 되고, 나의 자유를 육체의 기회로 삼고 있었던 나를 마주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교만에 대해서 합리화하고 타협하고 싶었다. 나는 아토피라는 고난을 하나님이 주셨기에 더 말씀대로 사는 삶을 살기 쉬웠고, 그 고난의 순간 속에서 자신 있게 하나님을 믿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런 믿음 있는 새사람의 모습은 희미해져 있었고, 스멀스멀 옛사람의 모습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럴 때, 내 안에 말씀이 있고 기도로 대적한다면 비교적 쉽게 해방될 수 있었겠으나, 소홀해졌던 기도로 인해서 나약해진 채로 죄의 종노릇 하게 된 나의 모습만이 있었다.



나 스스로 너무 부끄러웠다. 내가 간증을 통해서 하나님을 더 알고 의지했다고 말했는데, 휴학 전으로 돌아가서 아무런 발전이 없는 사람으로 돌아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나를 의지하고 교만이라는 죄 앞에서 나약해진 나에게 할 수 있는 것은 회개기도밖에 없었다.


“주님 저는 죄인입니다. 죄에서 끊을 수 없는 존재입니다. 숨을 쉴 때마다 죄를 짓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입니다. 하지만 주님이 자비와 긍휼로 이미 우리에게 죄 사함을 주셨고, 죄 앞에서 담대하게 나오라 하셨으니, 그 사실을 믿고 감사함으로 주님 앞에 나아옵니다. 주님, 앞으로도 저는 또 어느새 저를 의지하고 살아가려 하는 죄인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주님을 의지하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저의 마음을 새롭게 변화시켜 주시옵소서..”



나는 스스로 죄인이라 말하면서도, 또 내 뜻대로 스스로 지혜로운 체하며 교만하게 생각할 때가 많았던 것 같다. 스스로는 교만을 자각하지 못했는데 그냥 생각해 보니 내가 그러고 있었다. 여기서 내가 정말 죄에서 끊을 수 없는 존재이구나를 깊이 체감할 수 있었고, 그렇기에 더더욱 하나님께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나는 아토피라는 고난이 나를 옳은 길로 안내해 주었기에 하나님이 나의 삶의 주인이자 안내자임을 확신하고 있었다. 나 스스로도 분명히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순간순간 나를 의지하려는 교만해진 생각들을 마주할 때면 정말이지 인간의 죄성에 대해 대면하게 되어 내가 나를 의지할 게 아무것도 없고 나란 존재가 여전히 어린 옛사람이 남아있음을 알게 되는 것 같다.



결론적으로, 다시금 회개의 과정을 통해서 겸손함의 중요성을 깊이 깨달을 수 있었고, 회개가 낳은 기쁨으로 글을 쓰고 있다. 이번의 경험을 통해서 오랜만에 순수한 본연의 기쁨을 느낄 수 있었고, 하나님이 일방적으로 선물하신 평안과 기쁨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 몸소 깨달을 수 있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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