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마음에 수화기를 들었지만, 잠시 고민하다 내려놓는다.
"이 낡은 전화기도 내 휴대폰과 다를 바 없구나."
어차피 마음 편히 전화할 곳이 없기에, 휴대폰에 가득한 연락처들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
문득 두 가지 고민이 스친다.
"내가 잘못 살아왔나?", "아니면 원래 이런 걸까... 역시 혼자가 편한 거겠지."
혼자가 편하다고 스스로를 다독이지만, 내심 누군가를 원하고 있는 건 아닐까?
외로운 마음을 달래고자 했지만, 오히려 외로움만 증폭된다. 우린 방법을 알면서도, 혼자가 되는 길을 택하곤 한다.
"이런 한순간의 감정을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할까? 아니면 그냥 잠시 스쳐 지나가는 감정으로 흘려보내야 할까?"
우린 방법을 알면서도 또 고민하게 된다. 차츰 냉소적으로 변해가는 우리는, 이 오래된 전화기 앞에서 걸음을 멈춘다. 결국 혼자라는 걸 알면서도, 수화기를 들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