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진정한 주체가 되는 것
트라우마가 생겼더라도...
주말동안 정여울 작가의 '늘 괜찮다 말하는 당신에게'라는 책을 읽으며 작가의 인간심리와 상처 그리고 치유에 대한 깊은 이해에 감탄했다. 심리학의 관점으로 인문학의 인물들을 분석하는 내용은 참 흥미롭기도 했다. 특히 트라우마 치유에 관한 내용이 내 머릿속에 진한 울림을 남겼다.
진정한 치유는 고통이 다 사라져서 행복한 사람이 될 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고난이 있더라도 자기 인생을 주체적으로 살아갈 때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파친코 소설의 여주인공 선자가 떠올랐다. 사실 소설도 드라마도 제대로 다 본 적은 없지만 선자라는 캐릭터를 보고 멋지다고 생각했었다. 선자는 그렇게까지 빼어난 미모의 여성은 아니지만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었다. 부유하지 않았지만 아버지의 사랑을 받고 자라 자존감이 높았고 자신의 인생의 주인공으로 살아가는 법을 알고 있었다. 미혼인 줄 알았던 사랑했던 남자에게 이미 아내가 있다는 것을 알고는 첩이 되느니 경제적 어려움이야 어떻게든 이겨내고 혼자 아이를 낳아 기르겠다는 식의 주체적인 태도를 가졌다. 이런 태도가 소설 내내 전개되면서 강인한 선자의 정신에 매력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살다보면 뜻하지 않은 일들을 만나게 되고 이런 상황들이 트라우마라는 이름으로 남겨진다. 그 트라우마를 씻어내는 방법이 씩씩하게 내 갈 길을 가는 것이구나를 다시 깨닫는다.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나와 소중한 이들을 지키는 방법을 강구하고 매일 노력해갈 뿐이다. 그것이 상처없이 현재를 살아가며 나 자신에게 만족하고 결국 행복에 이르는 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