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1

by 무상

한 해 동안 열심히 학생들을 지도해 주신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알려드린 부장 임명에 대해 정정사항이 있어 알려드립니다

**부장님이 여러분들이 지지해 주셔서 2배수 안에 들었으나 부장 신청서를 안내서 임명을 못했는데 ∆∆ 선생님이 고사해서 00 선생님이 적임자라 생각되어 인문사회 부장님으로 부탁드렸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행복한 하루하루가 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인사자문 위원 000입니다.

오늘 아침 교장선생님께서 인문사회부장을 새로 임명하신 것과 관련하여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고자 합니다.

1. 부장 교체의 이유 : 교장선생님은 부장을 교체하게 된 이유를 "**부장님이 여러분들이 지지해 주셔서 2배수 안에 들었으나 부장 신청서를 안내서 임명을 못했는데 ∆∆ 선생님이 고사해서" 임명을 하셨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2배수 안에서 희망서를 제출하신 분을 임명하시면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 따라서 오늘의 해명은 이유가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2. 자문 위원에 대한 협박 : 금요일 부장 발표가 난 후 사무실에서 00 씨에게 전화를 받았습니다. 시작은 "당신 말이야. 나 학교를 떠날 건데.."로 하여 다른 인사자문위 2명과 통화를 해서 내가 2배수에 들었는데 왜 부장이 안되었냐? 규정에는 2배수를 추천하고, 교장은 임명한다고 되어 있는데, 왜 항의를 안 하느냐"

저는 "규정에는 2배수로 추천한다고만 되어 있다" 그다음은 학교장의 인사권에 해당되는 것이다. 항의를 하려면 교장선생님께 하라"라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다른 이야기(이 이야기는 차마 할 수 없습니다. 어쩌면 다음 단계에서 할지도 모르겠습니다.)를 하면서 교육감에게 고발해서 학교를 뒤집어 놓겠다고 하였습니다. 그건 내가 알 바 아니라고 하였더니 전화를 끊었습니다. -- 이상의 내용은 사무실에서 함께 있던 선생님들이 모두 들었습니다.


부장 000입니다.

한 사람의 욕망에 학교라는 조직이 이렇게 휘둘리는 모습에 암담함을 넘어 분노를 느낍니다.

누군가가 그렇게 열망하는 부장이라는 보직을 저는 내려놓을까 합니다.

사적인 거래로 전락한 부장이라는 보직을 맡는다는 것은 무의미할뿐더러 창피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부디 교장선생님께서 학교의 최고 관리자로서 공과 사를 분별하시는 기본을 지켜주시길 간곡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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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년을 대비하여 매년 선발하는 부장교사 인선과 관련하여 사적인 의도로 개입하려는 교장과 이를 막으려는 교사들, 그리고 부장이 되고자 무리수를 두고 있는 교사 간 메시지 공방입니다. 각 학교마다 12월이 넘어가면서 다음 학년을 주도할 각 부서의 부장들을 선발합니다. 대부분의 선량한 교사들은 자리 욕심으로 비추어질까 봐 능력에 상관없이 나서질 않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교사들이 부장 인선에 그리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습니다. 부장 역할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의례적으로 부장의 인선을 교장 의중에 따라, 그리고 승진 점수가 필요한 교사들을 우선 임명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그 결과 교장은 학교 운영에 있어 자신의 입맛을 맞춰주는 교사들로 부장을 임명할 수 있습니다. 서로의 필요가 맞아떨어지는 경우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승진을 원하는 교사는 교장의 입맛을 맞춰줘야 승진에 가장 중요한 근무평가 점수를 잘 받을 수 있습니다. 승진 점수를 원하는 교사들이 부장 점수를 얻기 위해 최대한 열심히 하려고 하며, 부장 점수를 얻기 위해 자기한테 잘할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교장은 이들을 선호합니다. 그래야 자기 뜻대로 학교를 운영해 나갈 수 있으며, 그렇게 임명된 부장 교사들이 순응하며 주어진 대로, 시키는 대로 일을 열심히 해나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이렇게 구성된 부장회의는 교장의 의견에 대한 진지한 토론이 일어나지 않게 되며, 결국 교장의 성향과 철학에 따라 편향되고 왜곡된 학교 운영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교복을 입지않은 학생들을 집으로 돌려보내라는 교장의 비상식적인 요구도 마다하지 않고 부장들이 충실히 따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자신만의 학교를 구상하고자 하는 교장들이 바라는 가장 최상의 시나리오입니다.


따라서 부장 임명을 단순히 '교장의 권리인데...'하고 내 일 아닌 듯 넘기기에는 단위학교의 개선, 발전을 위해서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입니다. 내가 있었던 학교에서 공방이 치열한 이유도 그만큼 민주적인 학교 운영을 위하여 관리자들의 일방적인 학교 운영을 방지하고, 학교 운영에 평교사들의 의견을 중개, 반영해야 한다는 점에서 중간 매개체인 부장의 의미와 역할이 중차대하다고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 학교에서는 기존 관리자들이 일방적으로 입맛에 맞는 교사들을 부장으로 선출하던 구태에서 탈피하기로 하였습니다. 힘겨운 논쟁끝에 각 부별로 부장 역할에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교사를 교사들이 직접 추천하여 각 부마다 선발된 2명의 교사들 중 한 명을 교장이 지명하는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말이 많습니다. 특히 교사들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는 교사가 승진 점수를 위해 부장 자리에 목을 맬 경우 학교는 더욱 시끄러워집니다.


근원적으로 왜곡된 교사 승진제도로 인한 폐해이기도 합니다. 교사 승진제도의 폐해는 뒤에가서 자세히 언급해 보겠습니다. 전에도 몇 번 승진만을 노리는, 교사들이 부적절하다고 말이 많은 교사들을 부장으로 임명하기에 막느라 한바탕 소란을 피운 적이 있습니다. 우리의 학교 시스템과 같이 관리자의 독선적이고 비민주적인 학교 운영이 가능한 상태에서 부장 교사들 마저 승진만을 생각하는 교사들로 채워진다면 학교변화나 개혁을 이끌어낼 수 있는, 교사들의 자발적 동기를 이끌어낼 구심점이 없어지는 것입니다. 그만큼 학교 운영 철학의 공유, 그리고 소통의 통로나 과정을 만들어내고, 민주적이며 교육적으로 학교를 진행시켜 나가는데 중견 교사인 부장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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