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를 떠나며 쓰는 고찰과 마지막 회고담
커뮤니티라는 주제를 다루게 된 것은 처음인 것 같다. 지난 수십여 년을 가상공간인 커뮤니티에 있었고 '인연'이라는 이유 때문에 머무른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 이를 쓰는 것으로 대장정의 막을 내리려고 한다. 이미 앞서 토막글로 적은 바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다루지는 않았다. 게다가 가상공간인 커뮤니티는 소수에 불과한데 어떻게 고찰의 대상이 될까 하는 의문도 있을 것 같다. 이를 포함해서 회고담 겸 고찰을 쓰게 되었다.
커뮤니티를 처음 한 것은 꽤 오래되었다. 수십여 년이라는 표현에도 알 수 있듯이 단순히 생각과 취미와 다른 사람들과의 분야가 같아서 커뮤니티를 하게 되었다. 가상공간에 처음 들어서자마자 느낀 것은 오프라인이라는 현실보다 생각이 같은 사람이 이렇게 많다는 점과 가상공간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는 잠시 잠깐의 생각이었다. 이후의 커뮤니티 활동을 생각하면 폭풍우가 치기 전의 고요함과 같았다.
처음의 폭풍우는 친목질, ㅈ목질이라고 불리는 폭풍우였다. 가상공간은 제약이 없고 이를 막으려고 하면 다른 루트로 회피하려 들기 때문에 이를 제약하기는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심지어 커뮤니티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인연을 만나기 위해서 온 것이기에 친목을 제한하는 것은 커뮤니티의 속성에 비추어 볼 때 모순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제약을 하더라도 가상공간은 누구나 들어올 수 있고, 누구나 친해질 수 있기에 친목이라는 현상은 누구나 들어올 수 있다는 점에서는 문제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친목을 하는 사람과 아닌 사람의 구별이 발생하는 것이다. 누구나 들어올 수 있지만 그 안에서 계급 아닌 계급이 생기는 것이다.
항상 친목을 기준으로 하면 비주류였던 입장에서 이야기하면 친목을 행하는 주류는 자기들만의 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주류들이 이에 관해 비판하면 자기들은 잘못이 아니라고 하거나, 금기로 막아버린다. 물론, 극단적인 방향으로 비주류들이 친목을 하는 우를 범하기도 하지만 여전히 친목의 주류가 힘이 센 것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를 막을 방법은 없고, 심지어 이들이 따로 무언가를 만들어버리면 더 심화되었다. 제일 극단적인 방향은 멀쩡한 커뮤니티를 뒤흔드는 사례도 있다. 친목의 극단적 행위가 여기까지 간다는 점에서 적어둔다.
한 때는 이로 인해서 커뮤니티 안에서 소란이 일어나자 잠시 나서서 이를 정리하려고 한 쓸 때 없는 노력을 한 적이 있다. 말로는 합의라고 했지만 합의 이행도 일어나지 않을 약속을 받기도 하였다. 이런 일을 왜 했는지 지금도 의문이지만 빨리 하라고 하니 하는 것 외에는 무엇이 있겠는가? 여하간, 왜 그런 것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도 소란의 피해자는 방기 된 채 가해자는 이를 분란, 소란이 일어날 까봐를 두려워 이를 방치하고 있다. 아, 물론 지금도 잘 산다. 친목의 주류이자 중심권에 있는 사람이니까 당연한 이치다.
한편, 커뮤니티의 자유롭고 무궁무진한 가능성은 어떤 말을 내뱉어도 가능하다는 극단의 자유를 보여준다. 이를 제약하려고 해도 이 선을 타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코로나 19 사태로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서 이는 더욱 심해졌다.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되면서 사람들은 가상공간으로 들어갔고,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극단적인 내용들을 접하기 시작했다. 지금도 이는 여전히 유효하다. 일부는 커뮤니티에서는 이 정도 극단적인 말만 하지 밖으로 나가면 자신은 이것보다 더 심한 말을 한다며 자랑도 아닌 자랑을 하고 다닌다. 이를 비판하는 사람들도 종종 있지만 대부분 친목으로 인해 탈락하거나, 주류가 아니라서 가상공간에서 나오거나, 대놓고 싸워서 탈락되는 경우가 많다.
이를 혹자는 가상공간이고 가상공간은 극한의 자유도가 있기 때문에 의견의 차이로도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도 한다. 그러나 그게 의견의 차이라면 밖에서 그러한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인가? 가상공간이라는 이유로 현실에서 극단적인 주장으로 취급되는 의견들이 단순한 강한 의견, 단순한 급진적인 의견으로 둔갑이 되는 곳이 가상공간 그것도 인연을 이유로 만들어진 커뮤니티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아직도 이렇게 보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과연 이것을 의견의 차이이며 가상공간이라는 이유로 덮어둘 수 있는 문제인가?
최근에 팬덤정치라는 용어가 있다. 앞으로 자세히 다루려고 하지만 개인적으로 팬덤정치라는 용어는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문제는 커뮤니티에 있다고 생각한다. 일부 정치인을 비롯한 기성세대들은 커뮤니티라는 가상공간을 이용해 자신의 입지를 다지려고 한다. 하지만 이를 지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일부가 지적하기는 하지만 역시 탈락된다. 재밌는 점은 같은 커뮤니티임에도 불구하고 커뮤니티를 특정한 목적으로 이용하면 안 된다는 비판조차도 가상공간은 커뮤니티에도 나오는 점이다. 모순이라고 해야 할까?
이미 여러 번 쓴 바가 있지만 커뮤니티라는 가상공간은 의미가 없으며 해악이 심할 뿐이다. 일부 사람들은 가상공간의 사람들을 현실로 끌어보자는 노력을 했지만 위와 같은 문제로 모두 실패했다. 있어도 작동하지를 않는다. 커뮤니티에서 수십 여를 보내면서 느낀 점은 진짜 의미가 없다는 점이다. 도움이 하나도 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러한 가상공간을 벗어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일부는 미국의 어느 연구 사례를 끌어와 가상공간에서의 인연도 인연이 된다고도 한다.
그러나 생각을 해보자. 이 인연도 만나서 생기는 것이다. 그 이후에는 가상공간에서 안 만나질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