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연호
불면
풍선처럼 부푸는
불면
눈가에 피가 쏠리면
둥근 고리 안에 갇혀
기억
잃어가는 연인들처럼
기억
하나 못 쓰는 원숭이로
고민하다 보면
가로등이 보여
순간처럼 지나쳐
고민은 텅 빈 머리를 비워
불면 풍선처럼
헬륨 가스로 차올라
가로등이 보여
본 밤 중 가장 까만 밤으로
기억
버스를 타고
버스 요금은 늘어만 가고
종점은 멀기만 하고
내리면 나는 없어
부재중전화
빨간 시야에 오렌지색 원
가로등이 보여
불면 꺼져
밤공기는 깨워
버스는 끊겨
밤공기에 마비돼
부재중전화
전화한 거 아닌데
외로운 거 아닌데
숨
들숨 그리고 날숨
끝에는 가로등이 보여
나는 거기 없어
서 있는 유령 안에
나는 거기 없어
기억은 반복
망각은 음각되어
빨갛고 둥근 풍선
나를 닮은 아이에게
내밀어
나는 광대
찢어질 듯이 웃어
고민하다 보면
나는 거기 없어
빨간 시야에 오렌지색 구원
아이에게 물어
개처럼 달려들어
갈비뼈 아래 폭신한 살덩이
고민은 텅 빈 머리를 비워
개처럼 뛰면
밤공기는 깨워
종점은 멀기만 하고
앞은 안 보여
기억
풍선처럼 부풀면
보름달을 가려
부풀어 오렌지처럼 작게
달처럼 크게
고민처럼 어지럽게
펑하고 터지면
빨간 살가죽들 뒤집어쓰고
고민없이
개처럼 뛰어
부재중전화는 울려
끝에는 가로등이 보여
순간처럼 지나쳐
나는 거기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