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연호
긴 항해였다
노인은 지쳐있었다
그는 뒤척이며 잠꼬대를 하기도 했다
주로 지나치게 사랑했던 사람들과
지나치게 미워했던 사람들에 대해서
그러나 그래서
그들이 기억에 남아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닻을 내린 모래톱에는 소년이 있었다
소년은 모래성을 어루만지고 있었다
눈부시고 둥그런 공허가 잠영하는 동안
하늘은 보라색으로 물들어갔고
노인은 소년을 안았다
멀리서는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둘은 닮아있었다
천천히 모래로 녹아들었다
노인이 보이지 않았다
소년은 눈을 감았다
연수야
내가 늙어버린 꿈을 꾸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