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업 1강 – 숙박업이란

by 오늘 어디가지

일반인들에게 숙박업이라는 표현은 호텔, 펜션, 게스트하우스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숙박을 제공해 수익을 얻는 영업 형태를 의미합니다. 하지만 숙박업은 엄연히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는 업종 중 하나입니다. 호텔업, 야영장업, 농어촌민박업,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과 완전히 다릅니다. 시설기준도 인·허가 절차도 모두 다르기 때문에 숙박업이란 무엇인가 살펴보아야겠죠.


공중위생관리법 숙박업


우선 숙박업을 정의하고 있는 법률은 공중위생관리법입니다. 숙박업이라고 하니 문화체육관광부나 한국관광공사 등이 떠오를 수 있지만, 법령이 설명하듯 소관부처는 보건복지부, 구청 담당부서는 위생과입니다. 법적으로는 공중위생영업에 해당합니다. 그러니까 숙박업을 신고하기 위해 찾아가야 하는 곳은 구청의 문화관광 부서가 아니라 위생과라는 것입니다.


공중위생관리법에서 정의하고 있는 숙박업은 ‘손님이 잠을 자고 머물 수 있도록 시설 및 설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업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종류의 사업행위를 인·허가 없이 진행하면 미신고 숙박업이 됩니다. 또한 호텔이든 게스트하우스든 민박이든 공유숙박이든 숙박업과 다른 업종을 미신고로 운영하더라도 공중위생관리법에 따른 미신고 숙박업으로 처벌 받습니다. 가정집 에어비앤비라도 공중위생관리법을 위반하게 되는 것이죠.


그만큼 숙박업은 국내 모든 숙박사업의 근간입니다. 법원 판례에서도 숙박사업의 근본을 살펴볼 때 숙박업을 기준점으로 잡습니다. 이는 숙박업이라는 사업 형태를 법령에 처음 정의한 내용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일찍, 그리고 우리나라의 법 체계와 사회 시스템이 마련되기도 전에 공중위생시설로 지정된 것이 문제입니다. 숙박업을 관광상품으로 바라보지 않고 씻고 잠을 자는 행위를 위생업으로 바라 본 것이죠. 이에 세탁, 목욕, 미용과 같은 위생 관련 업종들과 함께 공중위생시설이 된 것입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숙박업은 위생시설일까요? 숙박업으로 신고하는 건축물의 디자인을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과거 60~70년대에는 숙박업이 여관·여인숙에 가까웠습니다. 여관이라고 하면 연상되는 것이 건축물이죠. 아파트, 오피스텔, 원룸처럼 접객대를 지나 층을 오르면 좁고 긴 복도가 있고, 양 옆으로 빽빽하게 객실이 있습니다. 여관하면 즉시 떠오르는 이미지입니다. 여인숙은 1층 건물 가운데 마당이기도 하고 복도이기도 한 콘크리트 바닥이 깔려 있고, ㄷ자 형태로 작은 객실들이 들어서 있습니다. 이 곳에서 씻기도 합니다. 민박처럼 말이죠. 흔히 60~70년대 드라마에서 형무소 앞 옥바자리하는 여인이 머무는 공간이 연상됩니다.


모텔의 등장


80년대에 들어서면서는 호텔에 가까운 모습으로 진화합니다. 여관 중에서도 시설이 가장 좋은 여관을 흔히 ‘장(莊)’ 등급에 속한다고 해서 장급 여관이라고 불렀는데, 장급 여관과 호텔 사이 미들레인지급 시장에 모텔이라는 개념이 탄생합니다. 이러한 모텔들이 등록하는 업종이 바로 숙박업이었습니다. 모텔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난 시점은 88올림픽입니다.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외국인들이 머물만한 숙소가 부족해 정부가 특별법으로 모텔 창업을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이때부터 모텔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합니다. 또한 시설이 낙후된 모텔을 장급 여관이라고 비판하는 말도 이때부터 등장하게 되죠. 호텔처럼 등급으로 나뉘지는 않았지만, 객실 컨디션의 이미지를 그릴 때 여인숙, 여관, 모텔의 서열이 그려지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차이는 인테리어 디자인 퀄리티, 외적으로 느껴지는 건축물 외관 디자인, 객실 내 시설물, 어매니티 품질, 서비스 형태가 달랐기 때문으로, 숙박업이 호텔에 가깝게 진화하면서 어떤 사회적 이미지가 형상화된 것이죠.


90년대부터는 여관, 여인숙은 설 자리를 잃었고 모텔이 숙박업을 평정합니다. 그래서 숙박업이라고 하면 모텔부터 떠오르는 환경이 열렸습니다. 그러나 모텔은 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섹슈얼한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70~80년대에는 숙박업이 목욕탕을 함께 운영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더 큰 수익을 얻기 위해 모텔 산업은 대실 문화를 정착시켰고, 유흥가에 밀집했으며 지하나 1층에는 노래방 또는 유흥주점을 운영했습니다. 이러한 섹슈얼 산업의 이미지는 숙박업이 다양한 규제를 맞이하는 계기가 됩니다.


누구나 유흥업이라고 생각하는 단란주점 등과 함께 묶이기 시작했고, 청소년 관련 규제에서부터 성매매특별법에 따른 규제에 이르기까지 주요 관리대상으로 전락한 것이죠. 또한 고객의 질도 달라졌습니다. 상류층을 대상으로 하는 호텔, 가족이나 지인들이 모이는 펜션·리조트와 달리 우리 사회에서 조금은 소외됐다고 평가되는 계층이 주고객층이 됩니다. 예를 들어 수배자들이 피난하는 곳, 하루벌어 하루 먹는 저소득층이 주택을 대신해 거주하는 공간 등의 이미지가 형성된 것입니다. 이러한 뿌리 깊은 모텔의 부정적 이미지는 오늘날까지도 벗어나지 못하는 족쇄가 되고 있습니다.

여전히 진화하고 있는 숙박업


하지만 정부가 특별히 관리하는 대상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숙박업은 모텔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솟아날 구멍은 있었던 것이죠. 성매매특별법 시행 이후 2010년대부터는 섹슈얼한 이미지로만은 매출을 유지할 수 없었기 때문에 시·외곽에는 기술발전과 함께 무인텔이라는 숙박시설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무인텔은 공개되길 원치 않는 커플들이 주로 이용하는 시설이라는 이미지가 남아 있기도 하지만, 현재는 가성비 높은 비대면 숙박시설로 통해 다양한 계층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상업지구에 몰려 있는 모텔은 2010년대부터 중소형호텔로 표현됩니다. 상호를 호텔로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이제 모텔이라는 단어는 사라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여전히 대실의 회전율이 숙박업의 핵심적인 수익원이기는 하지만, 점차 숙박고객 위주로 변모하고 있고, 외국인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합니다. 특히 차별적인 서비스가 눈길을 끕니다. 스타일러, 안마의자, 넷플릭스, 게이밍PC, 건식사우나, 스크린골프, 파티룸과 같은 서비스가 공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서비스는 특급호텔에서는 별도로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서비스이기도 하고, 일부는 다른 숙박 업종에서는 아예 접할 수 없는 시그니처이기도 합니다.


더구나 숙박업을 구성하는 산업 종사자들은 과거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어두웠던 환경은 계속 밝아지고 있고, 형형색색의 촌스러운 디자인은 심플, 세련, 트렌디로 함축되어 지금의 MZ세대에 어울리도록 개선되고 있습니다. 또한 특급호텔의 그 무엇을 따라잡기 위한 경쟁도 치열합니다. 조식을 제공한다거나 객실 내 수영장 시설을 갖추기도 하고, 픽업서비스, 짐 보관 서비스, F&B 룸서비스 등이 도입되고 있습니다. 과거의 섹슈얼 이미지에서 벗어나 여성이 혼자 편히 쉴 수 있을 정도로 공간 디자인이 우수해졌고, 서비스 품질도 매우 높아졌습니다. 이제 호텔과 비교해서는 가성비 아이템으로 각광받게 된 것이죠.


앞으로도 숙박업은 변화가 계속 될 것입니다. 지리적 위치가 탁월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숙박업종을 통틀어 접근성이 가장 뛰어납니다. 주로 유동인구가 밀집한 상업지구에 상권을 형성하고 있어 찾기도 쉽고, 대중교통도 편하죠. 이러한 뛰어난 입지의 숙박시설이 전국에 3만여개나 있습니다. 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당국이 한국만의 특징적인 숙박업의 장점을 극대화한다면, 지자체마다 부족하다는 숙박시설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틀림없이 더 발전할 수 있는 업종이 숙박업이기도 합니다.


이제 숙박업이란 무엇인지 알게 되셨나요? 다음 시간부터는 심층적으로 더 깊숙히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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