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도 듣지 못할 진짜 숙박상권 이야기
상권(商圈)이란 무엇일까요? 사전적 의미를 해석하면 상업상의 미치는 범위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상업이란 무엇일까요? 상품을 사고하는 행위를 통해 이익을 얻는 일을 말합니다. 고로 숙박상권이란 숙박을 제공해 이익을 얻는 범위, 즉 지리적으로 어떤 위치에 입점해야 높은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느냐가 핵심입니다. 다만,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 같죠? 부동산 업자, 브랜드 가맹본부, 컨설턴트가 자주 하는 말입니다. 중개에 성공해야 이익을 얻는 또 다른 상업 종사자들의 말이죠. 지금부터 진짜 숙박상권이란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숙박상권은 정해져 있다
숙박상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건축물 용도를 알아야 합니다. 쉽게 설명하면 무슨 아파트 12차 11동 2021호에는 가게가 없다는 사실을 아실 겁니다. 장사를 할 수 없는 이유는 주택용 건축물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건축법에서는 건축물 용도별로 인·허가를 받을 수 있는 업종을 지정하고 있습니다. 숙박업은 건축물 용도가 숙박시설입니다. 그렇기에 숙박시설 건축물을 올릴 수 있는 장소가 숙박상권이 됩니다. 물론, 가정집을 숙박시설로 활용할 수 있는 농어촌민박업이나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은 다를 수 있습니다. 주택용 건축물에서 숙박 영업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이 부분은 해당 업종을 다룰 때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고요.
숙박상권은 결국 숙박시설 건축물을 올릴 수 있는 용도의 토지가 됩니다. 이를 알아보려면 건축법은 물론,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까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줄여서 국토이용법이라 하겠습니다. 법을 열어 살펴보면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지 못하는 용어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핵심포인트만 살펴보면 ‘용도지역’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법적으로 용도지역이란 ‘토지의 이용 및 건축물의 용도, 건폐율(「건축법」 제55조의 건폐율을 말한다. 이하 같다), 용적률(「건축법」 제56조의 용적률을 말한다. 이하 같다), 높이 등을 제한함으로써 토지를 경제적·효율적으로 이용하고 공공복리의 증진을 도모하기 위하여 서로 중복되지 아니하게 도시·군관리계획으로 결정하는 지역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쉽게 풀어 설명하면 문화유산이 있는 토지에 공장을 짓지 못하도록 관리한다는 의미와 같습니다. 백록담에 물이 있다고 공장을 지으면 안되죠. 이러한 규칙을 설명하는 것이 용도지역입니다.
하나 더 알아야 할 핵심은 용도지역이 용도에 따라 명칭이 다르다는 겁니다. 주택용 건축물, 숙박시설 건축물과 같이 용도에 따라 지역 이름이 다릅니다. 국토이용법 시행령에서는 크게 △전용주거지역 △일반주거지역 △상업지역 △공업지역 △녹지지역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또 전용주거지역은 △제1종전용주거지역 △제2종전용주거지역과 같이 세분화해 구분하고 있습니다. 세분화된 지역 명칭을 모두 합치면 16개나 되고, 지자체마다 추가 지역이 있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시행령 별표에서는 지역별 건축할 수 있는 건축물, 건축할 수 없는 건축물을 세세히 정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숙박시설은 어떤 지역에 건축할 수 있을까요?
지자체마다 숙박상권이 다르다
숙박상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결국 국토이용법 시행령 별표를 보아야 합니다. 별표2에서부터 별표23까지는 모두 세분화된 용도지역에 건축할 수 있거나 없는 건축물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를 하나씩 열어보며 숙박시설이 건축될 수 있는 용도지역이 어딘지 살펴보면 되는 것이죠. 실제로 하나씩 다 열어 살펴본 결과 숙박시설이 언급된 용도지역은 준주거지역, 상업지역 전체, 계획관리지역에 숙박시설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즉, 숙박시설 건축물은 준주거지역, 상업지역, 계획관리지역 내 건축할 수 있고, 이것이 바로 숙박상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조건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준주거지역 안에서 건축할 수 없는 건축물을 나열하고 있는 국토이용법 시행령 별표7을 보면 ‘숙박시설[생활숙박시설로서 공원ᆞ녹지 또는 지형지물에 따라 주택 밀집지역과 차단되거나 주택 밀집지역으로부터 도시ᆞ군계획조례로 정하는 거리(건축물의 각 부분을 기준으로 한다) 밖에 건축하는 것은 제외한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이를 해석하면 공중위생관리법에는 일반숙박업과 생활숙박업이 있는데, 일반숙박업은 준주거지역에 건축할 수 없다는 것이고, 생활숙박업 용도의 건축물은 조건 하에 건축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조건이 무엇이냐를 살펴보면 ‘도시ᆞ군계획조례로 정하는 거리’가 나오는데요. 말 그대로 지자체가 정하는 거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주택밀집지역과 몇미터이상 떨어져야 한다고 지자체가 조례로 정하고 있는 거리입니다. 살펴봐야겠죠? 서울 살펴보겠습니다. 포털에서 ‘서울특별시 도시계획 조례’를 검색하면 찾을 수 있습니다. 조례의 구조는 국토이용법 시행령 구조와도 유사합니다. 조례 안에 별표로 준주거지역 안에서 건축할 수 없는 건축물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살펴보면 생활숙박시설이 나옵니다. 이는 모법(국토이용법 시행령)에서는 생활숙박시설 건축물을 허용하고 있지만, 서울시는 금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서울에서는 일반숙박업이든 생활숙박업이든 준주거지역 안에서는 건축이 금지됐다는 것입니다.
반면, 부산을 살펴볼까요? 똑같이 부산광역시 도시계획 조례를 검색하면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내용을 살펴보면 준주거지역 안에서 건축할 수 없는 건축물 중 ‘도시계획 조례로 정하는 거리는 100미터로 한다’는 규정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모법인 국토이용법 시행령에서 생활숙박시설 용도의 건축물은 건축할 수 있다고 했는데, 부산시가 정한 주택밀집지역과의 거리는 100미터라는 것입니다. 즉, 주택밀집지역과 100미터 떨어진 거리에서는 준주거지역 안에서 생활숙박시설 용도의 건축물을 올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서울과 부산이 다르네요.
이격거리
이러한 내용을 부동산과 건설산업에서는 이격거리라고 표현합니다. 단순하게 네이버에서 이격거리의 사전적 의미를 검색하면 전기 배선 내용이 나오는데요. ‘송전과 배전 선로에서 두 개의 도체 사이, 한 개의 도체와 지지물 같은 기타 구조재 사이, 도체와 대지 사이의 거리,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띄워 놓는 거리’라고 표현합니다. 이 가운데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띄워 놓는 거리로도 맞는 표현이기 때문에 부동산과 건설산업에서 사용되는 것 같습니다.
이 이격거리는 관광숙박산업에서 숙박시설 건축물을 올릴 수 있는 지역이라고 표현되는 상업지구에도 모두 적용되고 있습니다. 지자체보고 정하라는 것이죠. 실질적으로 근린상업지역을 예로 설명하면 서울은 50미터로 이격거리를 규정하고 있고, 부산은 건축물 용도를 쪼개 일반숙박업은 100미터 이내, 생활숙박업은 50미터 이내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건축물 용도에 따라서도 차이를 두고 있고, 지자체마다 이격거리가 다르다는 것이죠. 즉, 숙박상권은 지역마다 다르고, 지자체에서 정하고 있는 내용들이 모두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숙박상권을 조성할 수 있느냐는 국토이용법과 지역 조례를 모두 검토해야 알 수 있습니다.
꽤 복잡하죠. 그래서 숙박업을 처음 창업할 때 대부분은 건축물을 신축하기보다 기존 건축물을 매입하는 형태의 매매거래로 진입하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가 흔히 일상에서 접하는 것처럼 몰려 있게 되는 것이죠. 특히 국토이용법과 지역 조례 외에도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에도 영향을 받습니다. 과거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이라고 표현됐던 교육환경보호구역 내에는 숙박업 영업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건축은 두말할 필요가 없죠. 그래서 학교가 있는 인근에는 숙박상권을 조성할 수 없습니다. 또한 주로 상업지역에 건축이 가능하기 때문에 네온사인이 화려한 유흥가 또는 상가밀집지역에 촌락 형태를 그리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권리금이라는 것도 존재합니다. 예로 특정 지역의 경우 주택밀집지역 내 교육열이 매우 뜨거워 학부모들이 아파트 단지 내에서 주로 이용하는 상업지역 내 숙박업이 창업되지 않도록 지자체에 강하게 어필하기도 합니다. 이미 숙박업 건축물이 몇 개 자리하고 있다면, 더 이상의 숙박업 인·허가는 내주지 말라는 것이죠. 이러한 상권은 업종 내 경쟁구도가 추가 과열될 가능성이 낮은 지역입니다. 그래서 매매거래에 있어 프리미엄이 붙는 것이고, 높은 권리금이 발생하는 것이죠. 연상되는 것처럼 독점 지역도 존재합니다. 지자체의 지구단위계획 수정이나 교육환경보호구역이 기가막히게 설정되어 딱 하나의 숙박업 용도의 건축물만 들어설 수 있는 곳이죠. 사실상 관광숙박산업 내 모든 창업자들이 바라는 창업 구조이기 때문에 무시무시한 권리금이 붙게 됩니다. 어디서도 듣지 못할 진짜 숙박상권이라는 것은 바로 이러한 법 구조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