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아르코창작기금 선정작
틈새에 꿈을 또 밀어 넣어요
구심점에서 떨어져 나온 껍질이 쌓여요
포개진 구석 단단해져
출구 막힌 잉여의 무게는 잴 수조차 없고
곳곳에 널린 쓸모없는 나, 나, 나
젖기 위해 속살 감추고 숨어버린
진짜 나를 뒤적여요
한 줄기 빛으로 풀풀 떠다니는 먼지의 반란
수면 위로 치솟는 풍요 속 빈곤이죠
허기로 자란 그늘은 수명이 길어요
그렇다면 스스로 고결해질 방법을 궁리해 볼까요
숨 쉴 여백 건져 되새김질 해 볼까요
시선 깊어지려면 굳은살을 만들어야 하니까
오래 망설인 걸음 일으켜
온몸 가득 엉겨 붙던 기억의 굴레,
수거함에 던져 놓고 돌아서요
또렷해진 그림자가 작아진 등을 토닥여요
아픈 내가 아팠던 내가 되었어요
모든 감정이 수평으로 익어 가고
처음인 듯 투명한 표정으로 다가오는 시간
내 것과 네 것의 차이를 생각하다
목숨도 혼자가 아니었음을 깨달아요
우리는 흘러가는 물, 꽃잎, 구름,
꿈꾸는 서로의 의미가 되어
일상이 산화되고 뼈대 이루는
빛 무더기 속에서
날마다 죽었다 다시 태어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