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이 날아온다
점점 가까이
다가온다
내 쪽으로
잡을까?
피할까?
망설이다
공에
맞아버렸다
어릴 때부터 쭉 운동을 싫어했고 대부분의 아이들과 달리 체육은 내 최애 과목이 아니었다. 하지만 피구를 하는 날은 체육시간만 손꼽아 기다렸다. 물론 잘하진 못했다. 멋지게 잡지도, 공격도 못하지만 그냥 요리조리 휙휙 아슬아슬하게 피했을 때 쾌감이 좋았다. 한 번은 3학년 때, 강한 애들 뒤에 꽁꽁 숨어 피해 다니다가 상대편 한 명과 혼자 남은 적이 있었다. 모두의 관심이 나(와 상대팀 남은 애) 에게 쏠렸다. 왠지 주인공이 된 느낌이어서 짜릿했고 더 재밌었던 것 같다. 결국은 배에 강타를 맞고 보기 좋게 아웃됐지만 말이다.
중학교에 오니까 음… 새삼 피구가 이렇게 무섭구나 느꼈다. 외야에서 엄청난 스피드로 상대팀을 몰고 휙 날리는데 얼마나 퍽 소리가 크던지, 아이고.. 뼈가 무사하지 못할 것 같았다. 그런 공을 확 잡아버리는 애들이란.. 땅볼에도 쫄아버리는 나와 비교했을 때, 참 대단하다.
피해 볼 새도 없이 모든 것이 결판나는 중학교 피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