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이도우 / 출판사: 수박설탕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독후감을 남깁니다.
덩그러니 남겨진 헛헛한 마음을 그냥 둘 수가 없어 촘촘하게 시간을 보낸 탓일 겁니다. 일과 운동으로 채운 시간들은 마음을 숨긴 자연스러운 표정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렇듯 사람이 사는 인생은 별거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별거 없는 인생에서 가장 좋아하고 마음이 가는 책은 단연코 따뜻하고 벅찬 이야기를 들려주는 녀석입니다. 드라마로도 유명한데 이제야 책으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울산의 한 독립책방지기님이 말하길, 드라마로 봤을 때 아쉬웠다고 합니다. 저도 이제야 살짝 공감합니다.)
너무나 따뜻한 문체라 고향으로 돌아가버린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조각조각으로 파편이 된 하기 싫은 기억도 상념처럼 해버렸으나, 그 덕분에 더 마음이 간 책입니다. 다음 책이 기대돼 벌써 구매해 버렸습니다. (제목: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저는 임은섭이란 캐릭터가 너무 좋습니다.
그처럼 영원히 녹지 않고 차분히 땅에 내려앉은 눈 같은 기분, 안개 짙은 뒷산을 말없이 바라보는 듯한 감정 등이 너무나 많은 걸 요구하는 사회와 반대가 되어 편안했습니다. 더구나, 목해원을 향한 사랑을 가벼이 여기지 않는 테토남 기질도 좋았습니다. 돈과 명예처럼 본능에 이끌리는 요소가 아닌 마음으로 끌린 가상 인생은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개명도 할까 심심하게 생각해 봤습니다.
제가 쓰는 글도 나뭇잎 소설과 같이 단편으로 만든 소설 같습니다.
제 인생을 살아보지 않았기에 독자분들에겐 사실 소설처럼 느끼시지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쩌면 다른 이의 글을 흡착하듯 느끼지 못했던 저도 아마 그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나뭇잎 소설이 탄생할지 기대가 됩니다. 또, 랜덤으로 소재를 정해 진짜 소설을 쓰는 것도 재밌을 것 같습니다. 요즘 AI가 잘되어 있으니 소재 정하는 거야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책에선 날씨, 그림, 남자와 여자)
독후감을 남기는 책의 문체는 잠깐 저의 말씨로 바뀝니다. 그래서 오늘은 책방지기의 마음으로 글을 썼는데, 마치 임은섭이 된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항상 비공개 글을 쓰더라도 책방 회원에게 말하듯 임은섭은 썼습니다. 왜 그랬을까 문득 생각을 했는데,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 도파민이 나온다는 과학적인 사실을 빼고서 조금 더 단출하게 본다면 외롭지만 외로워도 괜찮아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강해 보이려 용쓰지 않고, 정말 강했던 캐릭터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