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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레 Sep 26. 2024

가난한 8 학군의 이민 Ep.06

검소한 방배동 그녀

그다음 만나게 되었던 여자친구 또한 방배동 토박이 출신에 아버님께서는 압구정 유명한 병원장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그전과는 다른 전혀 사치스럽지 않은(서래마을 친구에겐 알맞은 소비였겠지만) 소비패턴의 연애였다. 어디를 어떻게 이동하든 어디 가서 무엇을 먹든 그저 나와 함께라면 모든 게 즐겁고 행복해하는 아이였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부모님 간의 불화로 인해 큰 사랑을 받으며 자라지 못했고 그로 인한 결핍은 누군가의 사랑을 갈구하는 성향을 만들게 되었다. 반대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자랐던 나는 그 좋음을 알고 나 또한 누군가에게 그러한 사랑을 주는 것에 대한 습관이 들어져 있었다. 그 친구과 연애를 하는 동안 금전적인 이유로 고민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생일날에도 그저 평범하게 서로 갖고 싶은 신발이라던가 향수정도의 품목들로 부담 없이 해결할 수 있었다. 간혹 아버님이나 남동생에게 들어온 선물인데 사이즈가 맞지 않는다거나 입지 않는 옷들을 가져다주곤 했었는데 기본적으로 버버리부터 시작해서 알마니, 송지오옴므 등 내가 내 돈으론 절대 사 입을 수 없던 브랜드들이었다. 

여느 커플들이 그렇듯 군복무를 하는 동안 결국 그녀와는 헤어지게 되었고 22살, 23살이 되던 그녀는 본인보다 나이가 많은 남자들을 만나기 시작하면서 좋은 차를 타고 좋은 곳들을 놀러 다니며 좋은 선물들을 받는 모습들을 싸이월드에 올리곤 했다. 이상하게도 그게 분하다거나 부럽게 느껴진 적은 없는 것 같다. 그저 이제야 그녀와 어울리는 사람을 만나게 되었구나 하는 정도의 생각을 했었다.

의도했던 것은 아니지만 이후에 만났던 여자친구들은 대부분 지방에서 서울로 대학을 오게 된 경우였고 경제적인 면에서도 내가 부담을 조금 덜 갖고 만날 수 있었다. 나의 연애스타일을 얘기해 보자면 상대방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서 내가 가진 최선을 다 하는 하지만 최대한 낭만적인 방법으로 노력하는 로맨티시스트이다. 내 경험을 토대로 얘기하자면 여성 나이 23~24살 정도까지는 꼭 물질적인 노력이 없이도 얼마든지 감동을 주고 사랑에 빠지게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중에 만나게 된 이 한 친구 때문에 나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고 홀로 호주 유학을 계획하며 떠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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