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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HI Aug 10. 2024

화초가 된 소녀

연극 나라의 앨리스

"앨리스, 너도 당분간 배역이 필요하겠어," 석고 동상으로 분장한 한 남자가 이야기했다. 그의 피부는 석고처럼 흰색으로 칠해져 있었고, 눈동자마저도 색을 잃은 듯 창백했다.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앨리스를 바라보았지만, 그 속에는 알 수 없는 따뜻함이 묻어 있었다. "초록색 드레스에 흰색 마스크를 끼고 있으니 너는 화초 역할이 딱 어울리겠구나. 가서 자리를 잡도록 해." 그의 목소리는 차분하고도 확신에 찬 톤이었다.


앨리스는 석고 동상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으로 걸어가 자리를 잡았다. 그녀는 그곳에 서서 잠시 기다렸다. 곧 갈색 옷을 입은 분장사가 다가왔다. 그는 나무껍질을 연상시키는 질감의 옷을 입고 있었고, 얼굴에는 갈색 페인트가 칠해져 있어 마치 나무의 정령처럼 보였다. 그는 앨리스의 옷매무새를 다듬어주었다. 그의 손길은 부드러웠다. 그는 그녀의 드레스를 세심하게 조정하고, 주름을 펴며, 모든 디테일을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갈색의 분장사는 흰색의 긴 고깔 모자를 건넸다. 모자는 마치 백합의 꽃잎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으로, 은은한 향기로 감싸져 있었다. 앨리스는 조심스럽게 모자를 받아 썼다. 분장사는 그녀의 다리 주위를 돌아 몸을 동그랗게 말았다. 그의 손길은 매우 유연했고, 마치 춤을 추듯이 그녀의 몸을 감쌌다. 이제 앨리스는 영락없는 화초의 모습으로 변신했다. 초록색의 부드러운 비단으로 만들어진 그녀의 드레스가 식물의 줄기처럼 보였다. 앨리스가 서 있던 곳은 이제 화초가 자라나는 화분처럼 보였다.


그녀의 드레스와 모자는 완벽하게 화초를 연상시켰다. 앨리스의 자태는 마치 정원에서 피어난 생명처럼 자연스러웠고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보였다. 그녀는 자신의 모습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내가 이렇게 변할 수 있다니,' 앨리스는 감탄하며 생각했다. 그녀는 분장사의 놀라운 분장 능력에 감탄했다. 그의 손끝에서 마법이 일어나는 듯했다. 앨리스는 마치 서재의 일부처럼 완벽하게 녹아들었다.


머리 위쪽에서 말이 들려왔다. "훌륭해. 영락없는 스파티필름이 되었어." 앨리스는 그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검은색 칠을 한 몸통이 얇고 키가 큰 남자가 있었다. 그는 고개를 앨리스 쪽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앨리스는 그의 외모에 놀라며 순간적으로 움찔했다. 앨리스는 잠시 숨을 고르며 말했다. "당신은 누구시죠?"


그 남자는 잠시 침묵했다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나는 여기서 배역을 맡고 있는 배우 람포덴드론 일루미누스(Lampodendron illuminus)라고 해. 램프라고 불러도 좋아. 오늘은 플로어 램프를 맡게 되었군." 앨리스는 그의 독특한 이름에 흥미를 느꼈다. "안녕하세요. 저는 앨리스에요. 연극 나라에 새로 들어온 신입 배우죠."


램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너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어. 네가 거울 나라로 떠났을 때에도 나는 그 방에 있었지." 앨리스는 놀라 눈을 크게 떴다. "정말요? 그때 거기 계셨다고요? 그 방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계세요?"


램프는 부드럽게 빛나며 말했다. "물론이지. 나는 항상 방의 변화를 관찰하고 있었거든. 너의 모험을 보는 것은 정말 흥미로웠어." 앨리스는 그의 말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제가 겪은 모든 일을 알고 계신 거군요. 신기해요." 그녀는 램프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렇다면, 그 모든 일들이 진짜였던 건가요? 아니면 단순한 꿈이었을 뿐인가요?"


램프는 부드럽게 빛나며 말했다. "물론이지. 나는 항상 방의 변화를 관찰하고 있었거든. 너의 모험을 보는 것은 정말 흥미로웠어." 


앨리스는 그의 말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렇다면, 제가 겪은 모든 일을 알고 계신 거군요. 신기해요."

앨리스는 잠시 생각에 잠긴 듯 하더니, 램프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렇다면, 그 모든 일들이 진짜였던 건가요? 아니면 단순한 꿈이었을 뿐인가요?"


램프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진실(Truth)이란 사실(Fact)과 다르게 항상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복잡한 법이지. 네가 겪은 일들은 네 마음 속에 깊이 새겨져 있잖아. 그게 바로 중요한 거야. 현실이든 꿈이든, 네가 그 안에서 배운 것들은 변하지 않으니까."


앨리스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녀의 마음 속에는 여전히 많은 질문들이 떠올랐다. "그럼 제가 여기 있는 이유는 뭘까요? 왜 다시 이곳에 오게 된 거죠?"


램프는 천천히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이 세상에는 많은 이유들이 존재해. 너는 여기에 새로운 배역을 맡기 위해 온 것이지. 그리고 그 배역은 너에게 새로운 경험과 깨달음을 줄 거야. 우리는 모두 무대 위에서 각자의 역할을 맡고 있어. 중요한 것은 그 역할을 어떻게 해내느냐는 거지."


앨리스는 램프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말은 그녀에게 큰 위안이 되었다. 그녀는 자신이 이곳에 온 이유를 조금은 이해하게 된 것 같았다.


램프는 그런 앨리스의 표정을 보고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너의 마음 속에 많은 질문이 있겠지만, 그것들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풀리게 될 거야. 지금은 그저 이 순간을 즐기도록 해. 모든 것은 다 이유가 있는 법이지."


그 말을 마친 램프는 잠시 침묵하더니, 부드러운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나는 연극 나라의 배우.

나의 특기는 사람을 비추고 분위기를 만드는 일.

나는 주로 빛을 내는 소품들을 연기하지.

길게 누워 탁자 위 오일 램프를,

천장에 붙어 창문 사이로 비치는 빛 무늬를,

벽에 붙은 벽부등(Sconce)을,

소품들을 비추는 플로어 램프가 된다네.


나는 공간과 사람의 분위기를 만들지.

따뜻한 톤의 빛으로 부드럽고 섬세한 분위기를,

강렬한 톤의 빛으로 활발하고 기쁜 분위기를,

희미한 톤의 빛으로 애절하고 소중한 분위기를,

뒤에서 빛나는 후광으로 열정과 카리스마를,

때론, 스포트라이트가 되어 이야기의 주인공을 가리키기도 해.


나는 너의 머리 위에게 따스한 빛을 내서 너의 분위기를 따스한 사람으로 만들어.

나는 모두의 머리 위를 비추고 있다네.

나는 사람의 장점을 비추고 있다네. 


나는 너를 항상 비추고 있다네.


앨리스가 활짝 웃으며 그에게 말했다. "멋진 노래에요."


램프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연극 나라에 온 걸 환영해, 앨리스. 너도 나처럼 훌륭한 배우가 될거야." 램프의 눈빛에는 깊은 확신과 따뜻함이 담겨 있었다.


앨리스는 램프의 눈빛을 보며 마음이 편안해졌다. "정말 제가 할 수 있을까요?" 그녀는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의 말에 앨리스는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서재에서의 이 새로운 장면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해졌다.


램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물론이지, 앨리스. 모든 것은 네가 얼마나 믿고 이 장면에 몰입하느냐에 달려 있어. 너의 연기를 보고 싶구나." 


그의 말에 앨리스는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서재에서의 이 새로운 장면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해졌다. 그녀는 램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결심했다. "좋아요, 제가 해볼게요."


그가 앨리스에게 씽긋 웃어보였다.


"이번에도 잊지 못할 기억이 될거야."


그때 예상치 못한 인물이 서재에 등장했다.



작가의 말


앨리스는 연극 속에서 화초 역할을 맡게 됩니다. 람포덴드론 일루미누스라는 플로어 램프 역할의 배우와 대화하며, 자신의 모험과 경험을 되새기는 중요한 순간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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