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나라의 앨리스
"아, 옷도 골라야지," 앨리스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녀의 시선은 깔끔하게 정돈된 옷장 속 옷들을 훑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한 벌의 드레스가 그녀의 눈길을 끌었다. 바로 아침 햇살 아래 새싹처럼 싱그러운 초록색 드레스였다.
알리스가 부드럽게 그 드레스를 옷걸이에서 떼어내자 옷감이 살랑이는 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드레스를 들고 자신의 전신 거울 앞으로 갔다. 우아한 디자인과 생기 넘치는 색상의 그 드레스는 그녀의 체형과 피부색을 완벽하게 돋보이게 했다. 마치 이 순간을 기다렸던 것처럼 그 드레스는 앨리스에 의해 선택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정말 예쁘다," 그녀는 입가에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오늘 같은 봄날에 딱 어울리는 옷이야." 그녀의 선택은 이미 정해진 것이었다.
그녀는 하녀인 플레선스(Pleasance)를 불렀다. "플레선스, 나 피부 미용이랑 옷 입는 거 좀 도와줘." 밝은 모습의 플레선스가 앨리스의 방에 우아하게 들어섰다. "오늘은 꿀, 오트밀, 우유에 향긋한 장미수와 라벤더 향까지 준비되어 있네요," 그녀는 탁자 위에 놓인 영양가 있는 페이스트를 가리키며 말했다. "분명 아가씨의 피부가 더 촉촉하고 향기로워질 거예요."
그녀는 자작나무로 만든 스파출라를 들고 정성스레 흰색의 마스크팩을 앨리스의 얼굴에 펴 발랐다. 목 부분까지도 세심하게 마스크팩을 발랐다. 앨리스는 자신이 더 아름다워질 것을 상상하며 눈을 지그시 감았다. 그녀의 마음은 편안함으로 가득 차 있었고 방 안에는 라벤더와 장미의 은은한 향기가 가득 퍼졌다. 마치 봄날의 정원에 있는 것처럼 그녀는 그 순간을 만끽했다.
탁자 위에는 앨리스가 좋아하는 장미 꽃무늬의 작은 장식품들이 놓여 있었다. 햇빛이 들어오는 창문 옆에는 커다란 화분이 있었고, 그 안에는 알록달록한 꽃들이 피어났다. 방 한쪽에는 앨리스가 어릴 적부터 아끼던 인형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벽에는 그녀가 직접 그린 그림들이 걸려 있었고, 그림 속 풍경들은 모두 밝고 화사한 색채로 채워져 있었다.
"자, 이제 다 되었어요," 플레선스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플레선스는 이어서 옷을 입히기 시작했다. 그녀의 손길은 언제나 그랬듯이 정교하고 섬세했다. 예쁜 드레스가 앨리스의 몸에 입혀지기 시작했다. 앨리스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했다. 완벽한 봄날의 모습이었다. 그녀의 모습은 마치 동화 속 공주님처럼 화려했다. 드레스는 그녀의 몸을 따라 우아하게 흘러내렸고, 마치 앨리스를 위해 맞춤 제작된 것처럼 완벽하게 몸에 맞았다.
장식된 진주와 보석들이 빛을 반사해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사람들은 앨리스에게 봄의 여신 같다는 찬사를 보낸다. 오늘 그녀는 모든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것이고 앨리스에게 잊을 수 없는 하루가 될 것이 분명했다. "어머, 예뻐라. 이 옷은 정말 아가씨에게 잘 어울려요," 플레선스가 감탄하며 말했다.
앨리스는 그 말에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눈을 떠서 플레선스를 바라봤다. "정말로?" 그녀가 기쁜 표정으로 물었다. "네, 정말로요. 지금껏 봤던 드레스 중에서 가장 예쁜 드레스인걸요. 어쩌면 제가 처음 보는 드레스 같아요," 플레선스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앨리스는 전신거울을 바라봤다. 하지만 거울 속에는 초록색 드레스 대신 빨간 드레스를 입은 자신의 모습이 있었다. "어, 이건 빨간 드레스인데," 앨리스가 중얼거렸다. "내가 분명 고른 건 초록색 드레스였어." 그녀는 자세히 드레스를 살펴보았다.
"어떻게 된 거지?" 앨리스는 혼란스러워하며 거울을 바라보았다. 빨간 드레스는 마치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그녀의 몸을 감싸고 있었다.
작가의 말
플레선스는 앨리스보다 나이가 몇 살 더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