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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HI Aug 10. 2024

거울 속 배우

연극 나라의 앨리스

앨리스는 자신의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녀의 의식은 어딘가 높은 곳, 천장과 같은 장소에 머무르고 있었고, 그녀의 몸은 거울을 보고 있었다. 옆에서는 그녀의 충직한 하녀 플레선스가 앨리스의 빨간 드레스를 칭찬하고 있었다.


"어머, 아가씨. 빨간 드레스가 정말 잘 어울리네요. 피부도 너무 아름다워요. 분명 오늘 사교모임에서 모든 시선을 사로잡을 거예요." 플레선스의 목소리는 따뜻하고 진심이 담겨 있었다. 거울을 보고 있는 소녀는 이를 드러내며 환하게 웃었다. 그러나 앨리스는 그 웃음에 소름이 끼쳤다. 그것은 앨리스 그녀의 웃음이 아니었다. 그러나 앨리스는 언젠가 그 웃음을 목격한 적이 있었던 것 같았다.


앨리스가 어렸을 때 그녀의 언니와 호수에서 뱃놀이를 하고 있었다. 물 속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고, 물에 비치는 하늘과 그녀의 모습에 시선이 뺐겨있었다.


언니는 말했다. "앨리스, 너는 참 꿈을 많이 꾸는구나. 항상 이렇게 멍하니 있을 때가 많아."


앨리스는 대답했다. "그냥 물 속에 비친 모습이 신기해서 그래, 언니. 마치 다른 세상 같아."


언니는 오늘 저녁에 있을 파티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이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앨리스, 이제 돌아가야 해. 오늘 저녁 파티 준비도 해야 하고, 엄마가 찾으실 거야."


하지만 앨리스에게는 들리지 않았다. 언니가 이야기하는 파티는 아직 앨리스의 관심이 아니었다. 그녀는 그저 물에 비친 하늘과 자신을 바라보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었다.


어느덧 그들은 호수의 중앙에 다다랐다. 앨리스는 호수에 비친 구름과 별과, 창백하게 빛나는 달을 바라볼 뿐이었다. "언니, 여기서 조금만 더 놀면 안 돼? 호수 중앙의 경치는 정말 아름다워."


"안 돼, 앨리스. 이제 정말 돌아가야 해." 언니가 단호하게 말했다.


"어, 앨리스 위험해!" 언니가 갑자기 외쳤다. 앨리스가 한껏 몸을 숙인 바람에 배가 앨리스 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그녀는 물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호수에 비친 모습이 앨리스를 향해 씩 웃었다.


앨리스는 깜짝 놀라 몸을 일으켰다. "언니, 나 방금 이상한 걸 봤어!"


언니가 말했다. "어휴, 무슨 정신이니, 하마터면 배가 뒤집힐 뻔했잖아. 이 호수 한가운데는 깊고 위험하다고."


앨리스는 너무 놀라 거친 숨을 내쉬었다. 분명 물 속에서 그녀를 닮은 소녀가 그녀를 향해 소름끼치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언니, 나 정말로 무서운 걸 봤어. 물 속에 나를 닮은 누군가가 있었어."


기슭으로 돌아오는 길에, 앨리스는 용기를 내 다시 한번 고개를 배 밖으로 내밀고 호수 표면을 바라보았다. 그 안에는 겁을 먹은 듯한 앨리스의 모습이 비칠 뿐이었다. "아무도 없어... 그냥 내 상상이었나 봐."


"앨리스 나 여기 있어!" 그녀는 절박한 목소리로 외쳤지만, 마치 허공 속의 메아리처럼 들렸다. 소녀는 여전히 거울을 바라보며 미소 지을 뿐이었다.


'내가 밖에 있는데 내 몸 안에는 누가 있는 거지?' 앨리스는 혼란스러웠다. 자신의 육체와 분리된 상태라니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앨리스는 다급하게 다시 외쳤다.


"플레선스, 나 여기에 있어! 내 목소리 들려?" 그러나 플레선스는 앨리스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는 것 같았다. 마치 다른 세계에 있는 것처럼. 앨리스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내 목소리를 듣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거야?' 그때 거울 속의 소녀는 미소를 거두었다. 그리고는 거울 너머로 앨리스를 쳐다보았다.



작가의 말


앨리스에게는 낯설면서도 왠지 익숙한 거울 속 소녀! 그녀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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