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킬 박사와 파라다이스
곧이어 알들이 부화하여 생명의 신비를 품은 작은 장구벌레들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수조 속에서 자신의 작은 생명을 조심스럽게 이어가며 살아갔다.
파라다이스는 이 미묘한 생명체들에게 최적의 생존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온도 조절에 많은 정성을 기울였다.
장구벌레들은 그의 따뜻한 보살핌 아래에서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성장했고,
시간이 흐르며 튼튼한 모기로 변태하는 경이로운 순간을 맞이했다.
모기들은 수조에서 빠져나와 공기 중으로 날아올라 런던의 넓은 하늘을 향해 뻗어 나갔다.
그 날은 런던의 어느 음울한 날과 다르지 않았다.
사람들은 슬픔의 병에 잠겨 있었다.
골목길과 넓은 거리를 가득 메운 것은 멍한 눈빛을 한 채 조용히 서성이는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아무런 감정의 기색도 없었다.
소란스러운 아이들의 웃음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모두가 자신의 슬픔에 갇혀 그 어떤 외부 자극에도 반응하지 못했다.
모기들은 각기 다른 방향으로 흩어지면서 런던 시민들에게 조용히 다가갔다.
그들의 날갯짓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고,
그들이 체액을 빨아들이는 동안 사람들은 거의 아무런 느낌도 받지 못했다.
모기들은 런던 곳곳을 누비며 사람들의 체액을 빨아들이면서 동시에 그들에게 치료제를 전달했다.
처음에는 눈에 띄는 변화가 없었지만 서서히 사람들의 눈빛이 변하기 시작했다.
치료제가 퍼져가자 사람들의 얼굴에는 점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작은 미소, 그리고는 웃음과 대화가 이어졌다.
어린이들은 다시 뛰어다니기 시작했고, 거리에는 음악과 웃음소리가 가득 찼다.
런던은 다시금 그 활기를 되찾았고 사람들은 마치 긴 악몽에서 깨어난 듯 서로를 바라보며 기쁨을 나눴다.
작가의 말
작은 모기들이 런던의 거리를 가득 메운 무기력과 슬픔 속으로 날아들어,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생명을 불어넣습니다.
치유의 과정 속에서 어떤 희망을 발견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