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나라의 앨리스
마스크팩은 피부에 완전히 밀착되어 있어서 마치 두 번째 피부와 같았다. 손끝의 부드러운 촉감을 따라 마스크팩이 천천히 들어올려지면서 마스크팩과 피부 사이의 경계가 점점 뚜렷해졌다. 마스크팩의 끈적이는 촉감이 느껴졌다. 마스크팩은 가장자리에서부터 천천히 떨어져 나가기 시작하며 앨리스의 피부에서 서서히 분리되었다.
마스크팩이 벗겨진 자리의 피부가 스스로 호흡하며 공기와 교감하는 것이 느껴졌다. 피부는 공기 중의 생명력을 들이마시고 다시 밀어내는 본인만의 리듬으로 바깥 세계와 교감하며 탄력과 생기를 되찾았다. 앨리스는 마스크가 피부와 떨어진 자리로 한 줄기 서늘한 공기가 새어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그 서늘한 공기는 피부의 모든 감각을 깨웠다.
그 순간 휘몰아치던 시간이 멈추는 듯한 감각이 앨리스를 엄습했다. 마치 방금 전까지 그녀의 귓가에 울리던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일시에 멈춘 기분이었다. 시간이 멈추어 떨어지는 것이 멈춘 듯했다. 앨리스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어느새 앨리스는 마스크팩과 퍼슈트가 없이 초록색 드레스 차림으로 푹신한 바닥에 내려앉아 있었다.
앨리스의 위에서 소리가 들렸다. "서재로 통하는 구멍이 뚫려 있었어요." 루이스와 사람들이 구멍 밑으로 앨리스를 내려다보았다. 그들의 얼굴에는 놀라움과 안도감이 뒤섞여 있었다. 앨리스는 멀쩡히 서서 그들을 바라보았다. 앨리스는 빙그레 웃어보였다.
작가의 말
이번 이야기는 앨리스가 마스크팩을 벗는 순간, 그녀가 외부 세계와 새롭게 교감하며 자신을 재발견하는 장면을 그립니다. 마스크팩이 벗겨지며 피부가 공기와 만나고, 그 감각이 깨어나는 과정은 앨리스의 내면 변화와 맞닿아 있습니다. 이 장면은 변화와 회복의 상징으로, 우리가 일상 속에서 새로운 경험을 통해 성장하고, 자신을 재정립하는 순간들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 여러분이 자신의 감각과 감정을 다시 한 번 돌아보고, 새로운 시선으로 세상과 소통하며 살아가는 힘을 얻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