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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 02

by DRTK

제2장.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 02


2절. 왜 인공지능이 ‘최강’ 이노베이션 플랫폼인가?


오늘날 우리는 인공지능의 급격한 발전과 보편화를 목격하고 있다. 단순히 알고리즘과 컴퓨팅 파워의 향상을 넘어, 인공지능은 인류가 불, 농업, 산업혁명, 전기, 퍼스널 컴퓨터, 인터넷, 스마트폰 등 과거의 혁신 플랫폼을 통해 경험했던 패러다임 전환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러나 인공지능은 그 어떤 혁신과 전환보다도 빠른 속도로, 가장 넓고 깊은 영역에 영향을 미치며, 심지어 인간 사회의 기본 개념 자체를 재정의하고 있다. 이제 인공지능이 왜 “이노베이션 플랫폼”인지, 그리고 왜 그것이 인류 문명의 기반을 뒤바꾸는 전례 없는 변화를 만들어내는지를 심도 있게 분석하고자 한다.


앞서 제2장을 통해 정의한 이노베이션 플랫폼 분석 이론에 맞추어, 인공지능을 단순히 새로운 아이디어나 기술의 도입을 넘어서, 기존 질서를 근본적으로 전환하고 사회·경제·문화 전반에 걸쳐 지속적이며 확산 가능한 변화를 이끌어내는 “이노베이션 플랫폼”으로 판단하는 다섯 가지 핵심 기준을 다음과 같이 분석하였다.


1. 패러다임 전환:

인공지능은 단순히 기존 방식을 개선하는 것을 넘어서, 인간 사고의 근본 전제를 바꾼다. 전통적으로 “인간의 직관과 경험”에 의존하던 의사결정 과정이, 이제는 방대한 데이터와 알고리즘에 기반한 “인공지능적 사고”로 전환된다. 이 전환은 단순 기술적 업그레이드를 넘어 사회의 인지적 패러다임 자체를 재편한다.

과거 ‘인간의 직관·경험’ 중심의 지적·분석 체계에서, 방대한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통한 ‘인공지능적 사고’ 방식으로 바뀜.

이는 기존의 의사결정·학습·산업·사회 운영 전반을 재정의하는 수준의 대변혁.


2. 광범위한 영향:

인공지능은 의료, 금융, 교육, 제조, 물류, 예술 등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 걸쳐 혁신적 변화를 촉발한다. 과거의 혁신들이 특정 영역이나 물리적 한계에 국한되었다면, 인공지능은 네트워크와 클라우드를 통해 전 세계 및 전 산업에 걸쳐 즉각적이고 다층적인 영향을 미친다.

의료, 금융, 제조, 물류, 교육, 예술, 문화 등 모든 산업 분야에 걸쳐 적용 가능.

우리 삶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인공지능과 인간 협업 체제가 빠르게 정착될 것으로 예상.


3. 지속 가능성:

인공지능은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5G, IoT 등 다양한 인프라와 결합되어 자기 증식적(self-reinforcing) 특성을 갖는다. 이는 단순한 단발적 혁신이 아니라, 계속해서 발전하며 다른 기술과 융합되어 장기적인 성장과 변화를 견인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인공지능은 추가 데이터와 컴퓨팅 파워를 받아들이며 스스로 더 발전해 가는 자기 증식적 구조를 지님.

클라우드·5G·IoT와 결합해 끝없이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이미 갖춤.


4. 선순환 생태계 형성:

인공지능 도입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서비스 생태계를 창출한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면 이를 활용하는 스타트업과 기존 대기업 모두가 혜택을 누리며, 추가적인 기술 개발과 응용 분야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다.

빅데이터·알고리즘·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면, 더 개선된 인공지능 모델이 나오고, 이를 바탕으로 더 많은 응용 서비스가 생기며, 다시 데이터·투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양의 피드백 루프가 작동.

정부·기업·학계·시민사회 등 다양한 주체들의 협업을 통해, 인공지능 혁신이 가속화될 전망.


5. 부의 축적 방식 전환 및 부의 이동:

인공지능과 관련된 혁신은 전통적인 물리적 자본, (토지, 제조시설 등과 같은)에서 벗어나, 데이터, 알고리즘, 무형 자산 중심의 부의 축적 및 분배 체계를 새롭게 형성한다. 이는 부의 창출과 이동 양상이 과거와 전혀 다른 패턴으로 나타남을 의미한다.

기존 제조·부동산 등 물리적 자본 중심 구조에서, 데이터·인공지능 모델·알고리즘이 핵심 자산이 되는 무형(無形) 자산 시대로 급격히 이동.

특정 계층·국가·기업에 인공지능 역량이 집중될 경우 부가 편중될 위험이 있으나, 클라우드·API·오픈소스 등을 통해 개인·스타트업도 새로운 기회를 얻어 부의 재편이 일어날 수 있음.

부의 축적 방식의 전환 및 부의 이동에 관한 것은 노동, 재화와 용역, 수요와 공급 등에 대한 새로운 정의와 형태와도 연관된다. 이에 뒤에서 보다 자세하게 다루려고 한다.


인공지능은 이 모든 기준을 단번에 충족하며, 그 영향력이 단순한 기술 발전을 넘어 사회 전반의 근본적 재편을 유도하는 점에서 그 강력함이 부각된다. 지금 나는 인공지능으로 일어나는 혁신과 변화들이 이전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많은 부분들에서 크고 깊게 나타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강력함”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였다. 하지만, 이것이 마냥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특히나 이전 시대의 보편적 개념으로 신념에 가깝게 믿고 있던 것들이 전혀 새로운 것들로 다가오는 충격은 결코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 이제 인공지능이 무엇을 어떻게 바꾸는지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인공지능의 범용성과 심층적 영향력을 설명하기 위해 인공지능의 독특한 특성 몇 가지를 선별하여 기존의 이노베이션 플랫폼들과 비교해 보았다. 인류는 불의 발견, 농업혁명, 산업혁명, 전기의 보급, 퍼스널 컴퓨터, 인터넷, 스마트폰 등의 이노베이션 플랫폼을 통해 문명 자체를 재편해 왔다. 그러나 이들 혁신은 주로 물리적, 기술적 한계 내에서 진행되었으며, 그 영향은 특정 영역에 국한되거나 점진적이었다. 반면, 인공지능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유례없는 혁신적 변화를 일으킨다.


정보 처리의 혁명:

인공지능은 인간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속도로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통합한다. 이로 인해 정보의 생성, 유통, 그리고 활용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하며, 기존의 ‘정보의 축적에서 지식의 체화’ 모델을 뛰어넘어, 실시간으로 지식과 통찰을 재구성한다.


지식 생산 및 재구성의 이중 역할:

인공지능은 단순히 지식을 소비하는 도구가 아니라, 스스로 새로운 정보를 생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학습하며, 기존의 개념들을 재해석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능력은 인간이 구축한 지식 체계를 재편하는 동시에, 새로운 ‘지식의 패러다임’을 구축하게 한다.


인간 사고방식의 근본적 변화:

인공지능은 인간의 인지적 한계를 뛰어넘어, 복잡한 문제 해결과 예측, 의사결정 과정에서 기존의 주관적 판단과 경험을 대체하거나 보완한다. 이 과정은 단순한 도구적 사용을 넘어, 인간 사고의 방식 자체에 영향을 주어 ‘지능의 외주화’ 및 ‘협업적 지능’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탄생시킨다. 인공지능은 노동, 창의성, 전문성, 심지어 ‘지식’의 개념 자체를 변화시킨다. 과거에는 ‘전문가’가 오랜 경험과 축적된 지식을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면, 이제 인공지능은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하여 즉각적인 해법을 제시한다. 이 과정에서 인간은 단순한 정보 소비자가 아니라, 인공지능가 제공하는 정보를 비판적·윤리적으로 해석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전 산업적 통합:

인공지능은 단일 산업에 머무르지 않고, 의료에서 금융, 교육에서 제조, 정부 행정에 이르기까지 전 산업 분야에 걸쳐 동시에 적용된다. 이로 인해 경제 구조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 정치 전반에 걸쳐 상호연결된 변화를 이끌어낸다.


융합 및 초연결 시대의 가속기:

인공지능은 IoT, 5G, 클라우드 등 다양한 최신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전례 없는 속도로 발전한다. 이로 인해 기술과 사회가 상호 보완적으로 발전하는 선순환 구조가 강화되고, 혁신의 파급 효과가 여러 층위에서 증폭된다.


자기 증식적 발전:

인공지능의 발전은 컴퓨팅 파워와 데이터 양의 증가에 힘입어, 자체적으로 고도화되는 자기 증식적 특성을 갖는다. 이는 인공지능 기술이 단순히 정체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진화하며, 새로운 혁신을 촉발하는 촉매제로 작용함을 의미한다.


사회적·윤리적 딜레마와 불확실성의 확대:

인공지능의 자율성과 블랙박스 특성은 기존 기술에서는 볼 수 없었던 윤리적, 법적, 사회적 문제들을 낳는다. 이러한 문제들은 단순한 기술적 해결을 넘어, 국제 협력과 공론화, 그리고 새로운 교육 모델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 과제로 떠오른다.


인공지능이 만들어내는 유례없는 문명적 변화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인공지능은 속도면에서도 인류 문명의 전환점을 이루는 가장 빠른 이노베이션 플랫폼으로 평가된다. 문명 재편의 속도와 범위 면에서 과거 불이나 농업혁명은 수천 년, 산업혁명과 전기 보급은 수십 년에 걸쳐 진행되었지만, 인공지능 혁신은 단 몇 년 만에 전 세계 모든 분야에 걸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인공지능으로 인한 혁신의 승수효과와 역승수효과도 그 어느 것보다 다양하게 나타난다.

승수효과: 인공지능의 도입은 관련 기술과 서비스의 연쇄적 발전을 촉진한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 기반 의료 진단 시스템은 단순한 기술 개선을 넘어 의료 비용 절감, 환자 관리 효율화, 나아가 의료 서비스 전반의 혁신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연쇄 효과는 사회 전반에 걸쳐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발생시킨다.

역승수효과: 한편, 인공지능가 기존에 포화 상태에 있던 시장(예: 스마트폰 시장)에 새로운 기능과 가치를 추가함으로써 기존 제품이나 서비스의 재활성화를 유도하는 현상도 관찰된다. 이는 인공지능 기술이 단순히 기존 시스템을 대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히려 기존 플랫폼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시장 구조를 변화시킨다.


산업혁명은 인간의 물리적 한계를 기계화로 극복함으로써 생산력을 폭발적으로 높였다. 그 결과 인류는 이전과 완전히 다른 삶의 방식을 가지게 되었다. 이제 인공지능은 ‘지적 한계’를 넘어서는 플랫폼으로서, 과거 물리적 혁신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고 근본적인 변화를 몰고 올 것이 자명하다. 이 지적 한계를 넘어선다는 의미는, 인류가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수준의 문제 해결과 창의적 사고를 가능케 한다는 데 있다. 예컨대 엄청난 데이터 분석, 신약 개발, 복잡한 기후 모델 시뮬레이션, 실시간 번역, 생성형 예술 등은 이미 인간 한계를 넘어서는 영역이다.


결국 인공지능 시대는 “이제까지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겨왔던 업무·지식·전문성의 경계를 허무는 전환점"이다. 이 전환점을 어떻게 맞이하느냐에 따라, 한 개인·기업·사회가 얻을 수 있는 혜택과 새롭게 요구되는 책임이 달라진다.


인공지능 이노베이션 플랫폼이 가져올 변화는 단순 효율성과 편리성의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새로운 사회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수많은 사회적 혁신의 가능성이 열린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아래의 예시들이 현재 우리가 쉽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인공지능 이노베이션 플랫폼의 긍정적 청사진이다.


인류 공동의 문제 해결:

고령화, 기후변화, 의료격차, 교육불평등 등 복잡한 사회문제를 인공지능가 분석·예측해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

각국 정부와 시민사회, 기업이 인공지능을 공익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사회적 약자나 소외 지역을 지원하는 소셜 이노베이션 플랫폼이 탄생할 수 있다.


지식 접근성의 혁명:

세계 어디서나, 누구라도 스마트 기기와 네트워크만 있으면 인공지능의 지식을 활용할 수 있게 됨.

이는 교육 격차를 줄이고, 개인의 창의적 역량을 발휘하도록 돕는 토대를 마련.


새로운 협업 문화:

인공지능가 대량 분석·일상적 반복 작업을 대신해 주면, 인간은 보다 창의적·전략적·윤리적 의사결정에 집중할 수 있다.

기업·정부·NGO 간 협업, 개인 창작자와 인공지능 툴의 융합 등 협력 생태계가 활발해질 것이다.


인간의 삶과 발전에 대한 새로운 정의:

과거 산업혁명이 ‘노동’의 개념을 재정의했듯, 인공지능 혁명은 ‘지식 노동’, ‘전문성’, ‘창의력’, ‘인간다움’ 같은 개념을 다시 한번 근본적으로 돌아보게 만든다.

이는 인간의 존엄성과 역할을 재설정하는 기회가 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더 풍요롭고 의미 있는 삶을 고민하게 한다.


위에 나열된 것들보다도 훨씬 많은 것들이 긍정적 변화와 그 변화로 인한 시너지 창출 등을 인공지능의 사용이나 도입으로 만들어질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장밋빛 청사진에 취해 부정적인 영향과 결과들을 외면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그것부터 직시하고 분석하여 해답을 먼저 찾아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앞으로 인공지능이 어떤 창조적 파괴와 혁신을 불러올지, 왜 그것이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한 이노베이션 플랫폼으로 평가되는지를 더욱 심도 있게 살펴보고자 한다.


제1장에서는 ‘이노베이션’과 ‘이노베이션 플랫폼’의 개념을 정리하고, 인류 역사 속 사례들을 우리만의 5가지 판단 기준에 따라 분석해 보았다. 제2장에서는 본격적으로 인공지능이 그 다섯 가지 기준을 모두 충족한다는 점을 짚으며, 과거 인류가 ‘물리적 한계 극복’을 통해 산업혁명을 일으켰다면, 이제는 ‘지적 한계 극복’을 통한 새로운 혁명 단계에 들어섰음을 살폈다.


이로써 인공지능이 불·농업·산업혁명·전기·인터넷·스마트폰을 잇는, 인류 문명사를 뒤바꿀 결정적 플랫폼임을 확인할 수 있다. 다음 장부터는 인공지능이 만들어낼 창조적 파괴와 혁신, 그리고 그에 따른 사회·경제·문화적 재정의와 변화들을 더욱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이다. 무엇보다 이 책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지혜’를 어떻게 찾고, 어떤 미래를 만들어갈 것인가다.


“인공지능은 우리에게 ‘지식의 무한 확장’을 선사하지만, 그 방향과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결국 인간의 지혜다.”


이 책의 후속 장들에서, 창조적 파괴와 혁신, 인공지능 시대에 재정의될 개념들, 불확실성의 문제, 지혜의 변천사, 인공지능 시대의 지혜와 지식의 상관관계, 그리고 새로운 국제 협력과 플랫폼 구축까지 폭넓은 주제를 다룰 예정이다. 그 과정을 통해, 이 거대한 이노베이션 플랫폼의 긍정적 잠재력을 살리고, 함께 맞이해야 할 책임과 지혜를 찾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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