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감성 1집
독립서점 새벽감성 1집을 알게 된 건 '30일 글쓰기 모임' 덕분이다. 막연히 글을 쓰는 근육을 가지고 싶다고 생각하던 때였다. 직장을 다니면서도 취미를 즐겨야 한다는 강박적인 사고로 흐물거리던 시기이기도 했다. 당시 피아노라는 취미를 가지고 있음에도 취미의 반경을 넓히고자 했는데 그것이 글쓰기였다. 단순히 취미의 영역으로 치부한 건 아니었다. 비워내야 할 응어리가 있었음에 글쓰기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글을 쓰고 싶지만, 두려움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정확히는 필력에 대한 의구심이었다. 글쓰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던 터라 혼자서는 해결해 낼 수 없다고 생각했다. 도움을 받고자 온라인 글쓰기 모임을 기웃거렸다. 인스타를 통해 모집하는 글쓰기 모임 같은 것들을 뒤적이며 알게 되었다. 글쓰기 수업의 금액이 상당하다는 사실을. 돈이 없으면 글도 쓸 수 없는 세상이구나 싶었다. 4회차 수업에 30만원을 호가하는 현실에 한숨만 내뱉다 인터넷 창을 고이 닫았다.
‘30일 동안 매일 미션 글쓰기를 합니다’
그러다 눈여겨 본 것이 새벽감성 1집에서 하는 꾸준한 글쓰기 모임이었다. 한 달 단위로 모집하고 매일 짧은 글을 써서 밴드에 인증하는 방식이었다. 밴드를 통해 매일 새로운 미션이 주어진다고 했다. 매일 밤 자정에 공개되는 주제에 맞춰 200자 정도의 글을 써서 올리면 된다. 어떤 글을 써야 하는지 고민하지 않아도 매일 다른 주제가 제공된다는 점이 좋았다. 글 쓰는 방식을 알려주지는 않지만, 부담 없이 매일 쓰는 근육을 키울 수 있다는 점 역시 커다란 장점이었다.
독립서점 새벽감성 1집을 방문하게 된 건 그로부터 2년의 시간이 흐른 뒤였다.
글이 쓰고 싶었다. 누군가 나의 글을 함께 읽으며 공감해 주기를 바랐다. 부끄러운 마음보다 다른 이들과 함께 읽고 쓰고 싶다는 생각이 커진 것이다. 이제야 비로소 쓸 수 있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꼭꼭 숨겨왔던 마음의 빗장을 열고, 다른 이에게 가닿고 싶어졌다. 나는 그렇게 세상 밖으로 뚜벅뚜벅 걸어 나왔다.
열어젖힌 마음의 문이 닫힐세라 새벽감성 1집으로 향했다. 첫 인연은 '시와 소설 쓰기 모임'으로 시작했다. 시작이 왜 '30일 글쓰기 미션 모임'이 아니냐고 물어본다면, 마음의 워밍업이 필요해서라고 변명하겠다. 글쓰기 작업보다는 누군가의 강의를 듣는 것이 마음의 거리가 가까웠기에. 이는 쓰기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는 소극적인 태도에 기인한 것이지만, 쓰는 일을 업으로 삼은 이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가까이서 듣고자 함이기도 했다. 그렇게 새벽감성 1집과의 연을 맺었다.
새벽감성을 방문한 건 무더위가 시작되기 직전의 여름밤이었다. 새벽감성 1집은 따뜻하고 포근한 아지트 같았다. 자그마한 1층 공간 옆 계단을 오르면 동화 속에 나올 법한 다락방이 펼쳐진다. 다락방이 주는 아늑한 공간감에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린다. 감각적인 여행 사진이 눈길을 사로잡는 데다 손 닿는 곳마다 책이 쌓여있다. 언제든 와서 책을 읽고 글을 쓸 수 있단다. 책 덕후에게는 축복과도 같은 공간이다.
"야옹!"
다락방에 도착한 나를 반기는 건 다름 아닌 고양이였다. 하얗고 윤기나는 털이 샛노란 조명 아래서 고요히 빛났다.
"고양이 이름이 뭐에요?"
"다름이에요."
다락방 구석구석을 누비던 고양이는 수업 시간이 다가오자 내 앞에 자리를 잡고 누웠다. 긴 다리를 쭉쭉 뻗으며 스트레칭을 하기도 하고 몸 이곳저곳을 혀로 핥으며 몸단장에 여념이 없었다. 수업이 시작되자 분주한 움직임이 잦아들었다. 어느새 노곤하고 잠든 고양이를 보며 생각했다. 더더욱 용기내길 잘했다고.
<시를 세상으로 내보내는 방법>
청소년 시집을 자주 발간하는 정다연 시인과의 만남이었다. 일곱 명 남짓한 사람들이 돌아가며 시를 낭독했고 시인은 말을 덧붙였다. 좋은 시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가 이어졌다. 시를 쓸 때 생각하면 좋은 지점들을 나누었다. 시를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는 시인의 말이 다정했다. 시를 만나는 일이 가벼울 수는 없겠지만 어렵다는 이유로 피하고 싶지는 않았다. 쓰는 일은 쉽지 않은 작업일 테지만 시와 가까워지고 싶었다. 완벽한 결과물을 내지 못하더라도 시를 읽는 행위만으로도 위로가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시작했다. 시 필사를.
독립서점 새벽감성과의 연을 맺은 이후 새벽녘마다 시를 필사한다. 눈으로 읽어보고 소리내어 읽어보고 손으로 옮겨본다. 시에 대한 감상 혹은 뒷이야기를 덧붙이는 작업도 해둔다. 서너 줄밖에 되지 않는 적은 분량이지만 쓰면 마음이 든든하다. 덕분에 좋아하는 시인도 생겼다.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를 집필한 이원하 시인이다. 경어체로 써 내려간 어여쁜 시를 필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독립서점에 발을 들인 덕에 단골 동네 책방도 얻고 '시 필사'라는 새로운 취미도 입양했다.
언젠가 새벽감성 서점과 연이 닿게 한 ‘30일 글쓰기 미션 모임’ 소식을 전할 수 있길 바란다.
독립서점 새벽감성 1집은요.
<인조이 유럽>, <누구나 가슴 속에 산티아고 순례길 있잖아요>등
수많은 여행 에세지를 집필한 여행 작가가 운영하는 공간입니다.
고양이 러버들이라면 행복할 수 밖에 없는 고양이가 있는 독립서점이기도 해요.
길거리 출신의 미묘 '다름'이를 만날 수 있거든요.
2023년 책방 사장님이 구조 후 입양한 하얗고 뽀둥한 귀염둥이에요.
노란 불빛이 넘실거리는 아지트 같은 다락방이 있어요.
언제든지 글을 쓰고 책을 읽을 수 있는 따뜻한 곳이랍니다.
새벽의 감성을 담은 여행과 고양이 책, 독립출판물이 가득합니다.
책방 TIP!
다름이가 있는 만큼 반려동물 동반 가능한 서점입니다.
공식적인 휴무 외에도 간헐적 빨간 날이 있으니 방문 시 인스타 확인 추천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