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는 나의 기적입니다 8
준이의 4년간의 언어치료 이야기
준이의 언어치료가 끝난 지 2주가 되었다.
한국 나이로 5살, 만 43개월에 시작한 언어치료는 초반 1년 동안 주 2회, 7세 이후에는 주 1회로 이어졌다. 처음 주 1회로 치료를 시작했을 때 준이는 의미 있는 문장을 거의 발화하지 못하고 단어 나열만 하는 수준이라 치료 횟수를 늘려야 했지만 대학병원 언어치료실은 대기조차도 치열할 정도였다. 그래서 주중에 1회 수업을 하고 한 번 더 횟수를 늘리는 날은 토요일 8시 30분, 이른바 '0교시'로 잡혔다. 이마저도 치료 시작 후 몇 개월이 지나 어렵사리 잡은 자리였고 2021년 가을, 낙엽이 지고 해가 짧아지던 무렵의 일이었다.
깜깜한 새벽, 방풍 커버 씌운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20분을 걸어 병원에 도착하던 길. 아이는 밥을 겨우 몇 숟갈 떳고 엄마는 땀에 흠뻑 젖어 있었다. 두 겹의 장갑을 끼었어도 손끝은 시렸고 몸은 늘 지쳐 있었다. 하지만 그때는 오직 하나의 마음뿐이었다. "준이의 귀와 입을 열어야 한다."
그 수고로움은 엄마 혼자만의 몫은 아니었다. 원래 첫 수업은 9시 30분부터였지만 선생님은 준이를 위해 매주 1시간 먼저 출근해 8시 30분부터 시작하는 '0교시'를 열어주셨다. 아침잠을 이기고 온 준이에게 뒷 수업이 예약 취소가 생기기라도 하면 더 길게 수업을 진행해 주셨다. 수업 후 엄마에게 건네는 브리핑과 조언 또한 상담 수준으로 깊고 충실했다. 언어치료사 선생님은 내게 어두운 밤바다의 등대와 같은 존재였다.
"주 1-2회 수업으로 아이가 정말 달라질까?"
이렇게 반문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물론 수업만으로는 부족하다. 부모가 과제와 후속 활동을 이어주지 않으면 변화는 미미하다. 그러나 그마저도 하지 않으면 내 아이는 더 뒤처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하는 것이 치료수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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