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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성 7시간전

배세복 - 격쟁

징소리는 밤마다 울려 퍼져요
팔 잘린 채 서있는 플라타너스
피부병 걸린 주둥이로 킁킁대는 늙은 개
계절 향한 비행에 어깨 넓아가는 철새 떼와
불행에 점수를 더하고 있나요
유독 왜 나는 줄거리 꿰찬 주인공인가요
또 밤입니다 홀로 거울 들여다보며
울음주머니에 칼집을 내고 있네요
고치고 고쳐도 쉬 완성되지 않는 상소문과
그걸 보며 시치미 떼는 당신인데
펜을 들어 징징징!
나는 왜 매일징을 치고 있나요


격쟁이란 말을 들어봤다.
역사시간에 들은 기억이 있는 거 같기도 하지만 이거
하난 무조건 기억할 수밖에 없었다.
그 시대의 왕과 백성의 유일한 소통 수단이라는 것을.
그럼 점에서 이 시는 배세복 시인과 시 사이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쓰고 있지만 무언가 흠이
보인다는 원통함에 시에게 펜소리를 울리며 자신의
원통함을 뿜어대는 걸 격쟁이란 행위에 비유한 게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그대는 아직도 징을 치고 있네요
징의 소리가 울려 퍼져
물러지는 마음 없이 긴 기다림을 추구했습니다"

월, 수, 금, 일 연재
이전 01화 배세복 - 나무참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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