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

by 권설아



조용히 스며들던 물길이

어느새 둑을 넘어섰다.

작은 파동 하나가

모든 경계를 지워버렸다.



길 위를 달리던 발자국은

탁류에 삼켜 흔적도 없고,

잠시의 망설임조차

한순간에 휩쓸려 갔다.



남겨진 마음은

고여버린 웅덩이처럼 탁해져,

다시 흐르지 못한 채

자꾸만 썩어간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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