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스며들던 물길이
어느새 둑을 넘어섰다.
작은 파동 하나가
모든 경계를 지워버렸다.
길 위를 달리던 발자국은
탁류에 삼켜 흔적도 없고,
잠시의 망설임조차
한순간에 휩쓸려 갔다.
남겨진 마음은
고여버린 웅덩이처럼 탁해져,
다시 흐르지 못한 채
자꾸만 썩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