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명
강한 의지를 느낀다.
무언가를 남기고 싶다.
지금의 감정을 글로 남기고 싶다.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된 일은 바야흐로 오래전, 대략 승선하고 3일째 되던 날부터 생각했던 거 같다. 승선을 하기 전, 나 스스로와 무언의 다짐을 하였었다. 찰나의 감정을 부단히 보내지 말자, 감정은 곧 기억의 매계체이다. 그러니, 그 소스를 낭비하지 말자, 승선을 하더라도 시간에 지진 말자.
그로부터, 불과 60일 전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2개월의 시간이 너무 길었는 가?
나의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길지 않았다. 순식간의 시간이었고, 기억은 옅어서 더듬을 수 없어졌다.
하지만, 짝사랑 하는 이는 다른 짝을 만났고, 건축을 시작하던 우리 집은 완공을 앞두고 있다. 지인의 부친상을 연락받기도, 또 다른 지인의 출산을 축복하는 일도 있었다.
그리 짧은 시간도 아니었고, 그동안 영감을 얻을 소스가 부족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무언가를 남기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끼지만, 도저히 글의 시작을 어떻게 할까? 그 문을 열지 못한다.
그래서, 오늘의 이야기는 바로 이 경험에 대한 이야기이다.
글을 쓰지 못한 이유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남긴 그 순간, 답한다.
영감 받을 것이 없었다. 충분히 자극받지 못하여, 새로울 것이 없다.
자문에 대한 답변이 변명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짐작하고 좀 더 질문한다.
평소 어떤 자극을 받아야 글을 쓰나요? 글을 썼던 기억을 인출해 보세요.
천장을 바라보며, 글의 시작을 썼던 과거의 기억을 더듬는다. 그 기억은 지금의 자세와 같았다. 천장을 편안히 누워 초점 없이 바라보거나, 눈을 감고 글의 시작을 썼다.
제목은 이렇게, 첫 문장의 시작은 이렇게 하고, 중간에 메시지로 이걸 넣자. 머릿속에서 모든 글의 초판을 만들고, 시작했던 거 같다.
초반과 중반의 연결을 위해서 적당한 경험을 고르고, 그 경험을 연결할 매계를 찾다가 “이만하면 글 한 편 뚝딱이겠네” 하며 시작하고, 10시간가량을 내려섰다.
그런 시간도 나였다
기억을 조금씩 찾아가고 있다.
승선 57일 차 나의 생일날 작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