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는 창문을 향해 손을 흔들었지
버스가 귀하던 시절
지나가는 차창을 보면 하얀 손을 흔들었고
창문 안에 있는 사람도 마주 손을 흔들며 웃어주었지
'나, 지금 여행 중이야.
짧은 거리지만 어쨌든 이동 중이야.'
손을 흔들면서 우리도
그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었던 게지
지금은 구르는 바퀴들의 속도가
무시무시 무자비한 세상
아무도 움직이는 창문을 향해 손을 흔들지는 않지
오늘 나는 차창을 보면 손을 흔들어주고 싶네
아니, 차라리
오래된 커튼을 매달고 가는 완행버스에 올라
흐르는 것들, 지나가는 것들 모두에게
하얀 손을 오래오래 흔들어주고 싶네
고속버스 유리창 (무료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