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기어코 / 한수남

by 한수남


겨우 잠에서 깨어

겨우 세수를 하고

겨우 겨우 버스를 타고


겨우 일자리를 지키고

겨우 입에 풀칠을 하고

겨우 겨우 사는 사람도


기어코 고개 드는 풀꽃처럼

기어코 빛을 내는 반딧불처럼


코딱지만한 희망이라도

굴리고 굴리면

기어코, 민들레 한 송이 피어난대요


한 송이가 두 송이 되고

두 송이는 세 송이 된대요


그렇게 민들레,

민들레, 꽃길이 된대요



이전 10화꽃을 기다리며 / 한수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