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달리다 / 한수남

by 한수남


나는 무엇에 시달리고 있는가?

당신은 무엇에 시달리고 있나요?


나는 아무래도 시(詩)

시에 시달리고 있다네. 이놈의 망할 시


내 몸속에 들어와 주기를 간절히 바랐던 시가

막상 몸속에 들어와 요동을 치면


시가 마구 달리는

시(詩), 달리는 내 몸은 마치 전쟁터


부글부글 끓어올라 발효라도 되면 좋지.

때로는 시들시들 썩어버리지


내가 읽은 수많은 시집들은

시인의 말을 가둔 감옥이자 탈출구였는데


나는 어쩌나,

다다다다, 시가 달리는 내 몸은

감옥인가, 탈출구인가.


지고 있는 자목련.

내 마음은 마치 저 자목련 꽃잎처럼 처절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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