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장 심사에서 / 한수남

by 한수남


어릴 때 백일장에 자주 나갔던 한 소녀는

커서 국어선생님이 되었지요. 교내백일장이 열리면

아이들이 쓴 글을 심사하게 되었지요.


공부를 아주 잘하는 어느 여고생이었답니다.

담임선생님께 휴대폰을 잠시 쓰겠다고 하고선

주어진 시제를 검색했나 보아요.


어느 시인의 시를 거의 그대로 베껴서 글을 냈는데

다른 심사위원은 그 글을 최우수로 뽑으셨지요.

그녀는 조용히 표절이라고 알려드렸고

상은 다른 학생으로 교체되었지요.


그 학생을 따로 불러 물어보니

상 욕심, 생활기록부 욕심으로 그랬다면서 눈물을

뚝뚝 흘렸답니다. 가슴 아픈 일이었지요.


꽤 오래된 일이랍니다.

그 학생은 원하는 대학에 합격했지요. 물론

그 일은 비밀에 부쳤답니다. 다만, 살아가면서

꼭 그때 일을 기억하는 어른이기를 바래봅니다.

부끄러움을 평생 간직하는 어른이기를



책 든 손 (무료이미지)

우리의 교육은 과연 올바로 가고있는 것인지

회의가 자주 듭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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