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 한마리 몸이 뒤집혔어요.
모래언덕을 오르다 무게중심을 놓쳤나 봐요.
짧은 목 아무리 길게 빼어 보아도
짧은 팔다리 아무리 바둥거려도
뒤집힌 걸 뒤집을 수 없어서
애가, 애가 타는데
거북이 한 마리 엉금엉금 기어오네요.
친구야, 내가 너 밑으로 좀 들어갈게
제 몸을 뒤집힌 등껍질 밑으로 밀어넣네요.
뒤집힌 녀석을 온몸으로 다시 뒤집어놓네요.
잠시 쉬었다가 둘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다시 바다로 가겠지요.
누군가 바둥바둥 몸부림치고 있는걸
모른 척 외면하지는 않았을까요? 우리는
내가 뒤집혔을 때 나를 뒤집어줄 친구를 가졌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