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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자와 초월자는 한 끗 차이

일곱 번째 차크라

by 고요한동산

"다른 사람의 차크라 기운을 느낄 수 있나요?"


정모에서 미야 작가님이 질문을 했습니다.
"아니요! 못 느껴요."


너무 빠르게 답을 한 것 같아 집에 오면서 그 대답이 계속해서 마음에 걸렸습니다.

'내가 못 느끼는 것' 일 뿐이고 차크라의 에너지를 느끼는 수행자는 분명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끊임없는 수행으로 차크라가 정화되고 아즈나차크라(제3의 눈)가 활성되어 있는 요기들은 사람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요가의 세계를 나의 한계로만 규정지은 것 같았습니다


수련이 부족한 나와는 다르게, 나의 첫 요가 스승님은 사람의 에너지를 느끼는 요기입니다. 지금도 사람들의 기를 살피고 부족하거나 과한 기를 치료해 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엄마는 요가원이 생겼다며 요가를 배우러 가자고 했습니다. 그 당시 요가가 대중적으로 퍼져있지 않았을 때여서 요가가 무엇인지 전혀 몰랐습니다.

엄마에게 이끌려 찾아간 곳은 바닥 전체에 왕골매트가 깔려있는 여섯 명 정도 수련이 가능한 작은 전통요가원이었습니다. 그곳에서 만난 스승님은 요즘의 날씬하면서 속근육으로 다져진 요가선생님들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키가 작고 나보다 유연하지 못한 남자 선생님이었는데 그냥 아저씨 같았습니다.


선생님은 원래 두 아이의 아빠이자 평범한 회사원이었습니다

요가라는 것을 알게 된 후 새벽 명상으로 아침을 시작했고, 출근하는 버스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서 명상을 하고, 회사 점심시간에는 옥상에 올라가 요가수련을 했다고 합니다. 요가 수련은 기존의 삶을 완전히 바꾸었고, 결국 회사를 그만두고 인도로 요가수련을 떠났습니다. 요가를 배우고 돌아와 대구 한 작은 공간에 요가원을 열었고 그렇게 저의 첫 요가 선생님이 되어 주었습니다.


요가 수련을 하던 중, 선생님은 나를 조용히 바라보다가

“마음에 응어리가 있네요.” 하고 말하고는 명치 쪽에 손을 얹고, 기를 보내주었습니다.

그 순간, 나도 알지 못했던 억눌린 감정이 솟구쳤습니다.

울지 않으려 해도 눈물이 차올라 끄윽끄윽 울음이 나와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선생님은 우는 나를 가만히 기다려준 후 슬픔이 빠져나간 자리에 가만히 손을 대고 좋은 에너지를 채워주었습니다. 내 안에 평온이 감돌았습니다.


문득 내 안에 있던 슬픈 기운이 어디로 사라진 걸까, 공기 중에 흩어졌던 걸까 궁금해졌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선생님은 치료를 마친 날이면 밤새 앓았다고 합니다. 아마도 남의 고통을 대신 품고, 수행을 통해 정화해내신 게 아닐까 싶습니다.


요즘에 사람들은 요가를 다양한 운동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 여기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요가는

"모두 괘찮다"라는 삶의 평온,

나에서 시작해 다른 존재로의 확장된 시선,

말이 아닌 존재 자체로 공감하는 힘,

찾아올 수밖에 없는 "끝"을 받아들이는 수용하는 마음,

이러한 감각을 찾기 위한 수련의 방식입니다.


우리는 지구에 붙어서 살아 갑니다.

지구가 우리를 붙잡아 주지 않는다면, 광대한 우주 속을 떠도는 미아가 되어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지구가 마치 우리 것인 양 당연하게 여기고, 인간을 가장 위대한 존재라 착각하며 살아갑니다.


우리는 어쩌면 알지 못하는 미지의 우주 속 점에 불가한 작은 존재일 겁니다.

드넓은 우주에서 보면 작은 점은 위대하지 않을 수 있지만, 그 우주를 이루는 하나의 요소로서는 충분히 중요한 존재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자만하지 않고, 겸손하게 사고를 확장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일곱 번째 차크라 - 사하스라라 차크라의 에너지입니다.


“지금 이 순간, 숨을 쉬는 그대는 살아 있습니다.
그 사실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습니까?”


베트남 출신 불교 스승이자 명상가 틱낫한 (Thich Nhat Hanh, 1926–2022)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 단순한 사실을 우리는 인정하고 싶지 않아 조금 더 좋은 것을 찾아 발버둥 칩니다.

걷기, 숨쉬기, 말하기. 우리가 늘 하고 있는 것에서 우주의 고요와 연결되는 길을 가르쳤다고 전해집니다. 그의 눈빛, 걸음, 말 한마디에 사하스라라의 고요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살면서 자신이 숨 쉬는 것도 잊어버릴 때가 많습니다.

코로 들어오고 나가는 숨을 가만히 느껴보길 바랍니다.

살아있음을 느끼며 호흡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에너지가 정화될 수 있습니다.

수카사나

숨 쉬는 나를 바라보았다면 이제는 사하스라라를 깨워보는게 어떨까요?

특별한 사람만이 사하스라라 에너지가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사하스라라 차크라는 머리 꼭대기, 정수리 위에 피는 하얀 연꽃입니다.

나를 넘어서, 나와 타인의 경계를 허물고 ‘존재 전체’와 연결되는 무경계의 의식입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니 너무 어렵기만 하네요.

그저 슬픔도 기쁨도 흘러가게 두고, 마침내 고요한 상태를 만들어 보는 겁니다. 그러고 나면 '나'라는 울타리에서 빠져나와 한 발자국씩 나아가게 될 것입니다.


미친 자와 초월자는 한 끝 차이입니다.

첫 번째에서 여섯 번째 차크라가 차곡차곡 다져지지 않은 채 일곱 번째 사하스라라 차크라가 열리면 미친 자가 된다고 합니다.

수련을 통해 차례대로 차크라들이 잘 정화되어 자연스레 사하스라라 차크라의 에너지까지 깨어나면 초월자가 됩니다.


사실 초월자까지 가당키나 할까 콧방귀를 뀌게 됩니다.

그러나 평온하고 넓은 마음을 가질 수 있기를 누구나 소망하고 있지 않나요?


초월자가 되겠다는 거창한 목표를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그저 노력하다 보면 지금의 나를 초월한 새로운 나를 만나게 될 거라고 기대해보는 겁니다.

수련의 이유는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오늘은 물구나무서기 - 시르사아사나(Sirsasana)와 토끼자세 제안하고 싶습니다.

시르사아사나는 어려운 동작이므로 요가수련을 해보지 않으신 분들은 토끼자세를 해보세요.


이 두 아사나는 머리 꼭대기, 즉 사하스라라 차크라가 닿는 지점에 몸의 무게를 실으며 세상을 거꾸로 바라보게 합니다. 생각은 자연스레 고요해지며, 의식은 정수리 꼭대기로 모입니다. 처음엔 어지럽고 불편할 수도 있지만, 중심을 찾고 고요히 머무는 연습을 거듭할수록 몸과 마음은 더 깊은 안정 속으로 들어갑니다. 세상을 다른 각도로 보는 훈련이며, 내 안의 가장 높은 자리를 바라보는 연습입니다.


무리하면 안 됩니다.

요가는 쉬엄쉬엄 할 수 있는 것에서 시작해야 해요.

너무 열심히 하는 것은 독이 됩니다.


아래 자세 설명을 남기니 도전해보세요!



https://m.blog.naver.com/cathy0045/220706803913
토끼자세 (Sasangasana, Rabbit Pose)

1. 무릎을 꿇고 앉아요
: 발등은 바닥에 닿게 두고, 손은 무릎 옆에 가볍게.

2. 상체를 숙여 아기자세를 취해요
: 이마를 바닥에 두고 양손으로 발 뒤꿈치를 잡습니다.

3. 정수리가 바닥에 닿도록 척추를 둥글게 말아 등과 목을 길게 늘여줘요.

4. 엉덩이를 들어 올려 등 뒤를 활처럼 늘려주세요
무리하지 말고, 가능한 범위까지만 하세요

5. 5~10회 자연스럽게 호흡하며 유지하고요

6. 천천히 올라와 이마를 대고 쉽니다.

자세를 푼 뒤에는 반드시 **아기 자세(Balasana)**로 이완!

시르사아사나- chatgpt
시르사아사나(Sirsasana) – 물구나무서기

1단계: 준비 자세

매트 위에 무릎을 꿇고 앉습니다.
팔꿈치를 어깨너비로 바닥에 두고, 양손으로 손깍지를 낍니다.
깍지 안에 정수리를 부드럽게 올린다.
(정수리는 머리 꼭대기, 앞머리 쪽이 아님!)

2단계: 엉덩이 들어 올리기

발끝으로 몸을 앞으로 밀어주며 엉덩이를 천장 쪽으로 들어 올린다. 발을 최대한 머리 쪽으로 가져오되
등이 굽지 않도록 척추는 곧게 세웁니다.

3단계: 다리 들어 올리기

한쪽 무릎씩 구부려 가슴으로 당긴 후, 천천히 두 다리를 함께 들어 올린다.
(처음엔 벽을 등지고 연습하세요.)

4단계: 정렬 유지

몸이 곧게 세워졌다면 복부에 힘을 주고 중심을 유지.
발끝은 천장 방향으로 곧게 뻗습니다.
턱은 당기고 시선은 가볍게 코끝 혹은 가슴 방향.


5단계: 자세 해제

천천히 다리를 내리고
**아기자세(Balasana)**로 30초 이상 이완합니다.

⚠️ 주의사항

1. 고혈압, 녹내장, 심장질환, 목 디스크가 있는 분은 피하세요.

2. 생리 중, 임신 중인 경우는 권장하지 않습니다.

3. 식후 바로 수련 금지

4. 무리해서 오래 유지하지 않기 (처음엔 벽을 이용해 연습)



<틈새에 요가매트를 펴봐요>에서는

차크라의 단계별로 글이 진행되었습니다.

오늘은 드디어 마지막 차크라를 만났습니다.


혹 이번화에서 글을 만났다면 차례대로 글을 읽으며 차크라를 깨워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01화 고요한 동산 (brunch.co.kr) - 프롤로그

02화 생명의 힘_비라바드라 (brunch.co.kr) - 첫 번째 차크라 <물라다라 차크라>

03화 천진난만한 아이를 만나다 (brunch.co.kr) - 두 번째 차크라 <스와디스타나 차크라>

07화 깊은 눈물의 바다 (brunch.co.kr) - 세 번째 차크라 <마니푸라 차크라>

08화 나를 얼마만큼 사랑해? (brunch.co.kr) - 네 번째 차크라 <아나하타 차크라>

09화 진실한 소통과 자기표현 (brunch.co.kr) - 다섯 번째 차크라 <비슈다차크라>

10화 통찰과 지혜의 눈 (brunch.co.kr) - 여섯 번째 차크라 <아즈나 차크라>


요가를 하는 나의 몸은 산도 되고, 전사도 되고, 물고기도 되고, 나비도 되고, 고양이도 되고...

될 수 있는 것이 무궁무진합니다.


다음에도 여러분의 작은 틈새를 열고 요가매트를 펴주세요.

고요한 동산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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