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여행처럼>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어? 나는 예전에 그 말을 듣고 '오, 그럴듯하네' 하며 넘겼던 기억이 나. 별생각 없이 동조하고 흘렸던 거지.
그런데 이번 치앙마이 여행에서 저 문장이 떠올랐어.
치앙마이에서 한 달 살기를 시작하면서, 나는 '여행'이 단지 휴식이나 탐험이 아니라, 내 삶을 돌아보는 또 하나의 방식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들려줄게.
첫 번째 숙소는 게스트하우스였어. 선택한 이유는 가격이 저렴하기도 했지만, 한인 민박이라 조용하고 힐링하기 좋다는 이유도 있었어. 예상했던 대로 편하게 지냈고, 공용 욕실임에도 큰 불편함은 없었어.
처음 한국을 떠나기 전에 고민했던 수많은 것들—멀티탭, 러닝화, 예쁘게 보일 옷들, 다이슨 드라이기 등등 없으면 큰일이라도 날 것 같았지만, 막상 치앙마이에 도착해 보니 그것들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더라고. 수건으로 머리를 닦고 이것저것 하다 보면 금세 말랐고, 매일 땀을 흘리기 때문에 예쁜 옷보다 막 빨 수 있는 옷만 입었어.
새로운 숙소로 이동하면서 드라이기와 주방 기기도 부족한 구식 호텔에서 지내야 했지만, 그곳에서 얻은 것도 있었어. 개인 화장실, 발코니, 그리고 탁 트인 사원 뷰까지. 삶은 언제나 이런 식이더라.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게 있듯, 자연스럽게 그 균형을 맞추며 살아가게 되더라고.
나는 그동안 텅 빈 마음을 물질로 채우려 했던 것 같아. 더 좋은 물건들, 더 많은 것들을 소유하면 행복해질 거라고 믿었지. 하지만 이제는 알아. 진짜 중요한 것은 물질이 아니라, 내 마음을 어떻게 채우느냐에 달렸다는 걸. 한국으로 돌아가면 나의 삶도, 물건도 덜어내야겠다는 결심을 했어.
인생은 잠깐 들렀다 가는 여행이야. 언제 떠날지 모르는 삶이라는 여행. 그리고 깨달았어. 미니멀리즘이란 검소함을 과시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떠난 후 남은 이들이 조금 더 수월하게 정리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임을. 이제 나는 나의 마음을 물질이 아닌 정신으로 채우려고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