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녀는 모두의 고양이, 길고양이다
9월 9월이 한국 고양이의 날이란다. 세계 고양이의 날은 8월 8일. 고양이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기념일조차 귀엽다. 시작이란 것엔 어떤 의미라도 부여하고 싶어진다. 그래서 여러 날을 고민하고 주저하다가 오늘 고양이의 날에 시작한다. 무엇을? 나와 냥이의 이야기를. 어떤 한 사람과 한 마리의 고양이가 만나는 일은 흔히 볼 수 있지만, 그게 나의 일이 되었을 땐 너무나 소중하고 특별한 인연이 된다. 말해 무엇하랴. 흔하고 일상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굳이 브런치를 통해 글을 남기는 이유는, 이 인연의 반짝이는 소중함을 누군가와 조금이라도 함께 느끼고 싶어서다.
길고양이인 그녀의 이름은 ‘냥이’. 그냥 ‘냥이’다. 멍멍이, 야옹이 하듯이 어떤 고양이에게도 해당되는 호칭이다. 사실 우연히 만난 그 길고양이에게 많은 정을 주고 싶지 않아 이름을 지어주지 않았다. 하지만 우린 어느새 얼굴을 보면 아는 척 하는 사이가 되어 버렸기 때문에 뭐가 됐든 불러야 했다. 그때까지도 사심을 최대한 제거하고 싶어 무심한 듯 시크하게 ‘냥이’, 그냥 '냥이'로 부르게 되었다. 그 인연이 벌써 1년하고도 반년이 지난거다. 물론 지금 내 몸과 마음은 '냥이'에 대한 사심으로 풀 장전되어 있다. 의지대로 되는게 아니었다. 언제나 그렇듯 내 인생은 결코 내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냥이는 사실 다른 길고양이를 통해 알게 됐다. 소개를 받았냐고? 설마. 사실 운동을 하러 다니던 공원에서 얼굴을 익힌 길고양이 2마리가 있었는데, (이들은 ‘냥이’ 이야기의 프리퀄 쯤 된다. 언젠가 한번 소개할 생각이다.) 이 녀석들이 어느 날부터 한마리씩 사라져 날 애태우더니, 어느날 늘 보던 장소가 아닌 곳에서 마주쳤다.
야~ 너 그동안 어디 갔었어?
반가워 호들갑을 떨며 아는 척을 했지만 그 녀석은 그냥 멀뚱멀뚱할 뿐이고, (원래 그랬다. 다가오지도 않고 도망가지도 않고 멀뚱멀뚱이 콘셉트) 난 그동안 어디 갔던 거냐고 징징거리고 있었다. 그때 난데없이 어떤 길고양이 한마리가 나타나 그런 우리를 초롱초롱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는게 아닌가. 궁금해 죽겠지만 결코 경계심을 늦추진 않으며 온 몸에 긴장감을 장착한 채로. 그 초롱초롱 길고양이가 바로 ‘냥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