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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민 Oct 29. 2024

자백

어머니 당신은 외롭다는 느낌을 아십니까

저는 태어나며

당신의 뱃속에 사랑하는 이를 두고 왔습니다


당신을 마주한 순간

그 얼굴을 잊어,

저는 평생 기억에도 없는 슬픔을 가슴에 담고 살아갑니다


어머니 당신도 사랑하는 이가 있었습니까

그렇다면 당신 역시

태어날 때부터 사무치게 외로웠을 테지요

그리울 텝니다


외로움에 그리움이 더해지면

그 고통은

산통이고

저는 그 끝에 당신을 만나

새로이 사랑을 배웠습니다


영영 마주할 수 없는 존재를 떠올리며

당신의 얼굴에 비친

그이의 다정함을 느낍니다


다음 사랑도

그다음 사랑도

저에게 이별만을 알려줄 테지만


그래도 사랑할 수밖에 없는 몸이 된 건,


당신이 나에게 새겨준 운명일터

거부하지 못하는 건

저의 천성이라


저는 평생을 사랑만 하다가 죽겠습니다







작가의 여정

DAY 18     ㅣ     시간이 흘러도 지워지지 않는 슬픔에 대해 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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